정치권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반값 아파트’에 대해 국민 10명 중 7~8명은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 변질되면서 국민들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총체적인 불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정책 신뢰 회복이 급선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찬성’은 점차 줄어들고 ‘반대’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 FTA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한미FTA 협상의 미래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값 아파트 ‘부정적’=‘반값 아파트’에 대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74.1%에 달한 반면 ‘가능할 것’이라는 응답은 22.0%에 불과했다. 부정적인 의견이 긍정적인 전망보다 3배 이상 많았던 셈이다. 지역별로도 주요 대상 지역인 서울과 인천ㆍ경기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각각 73.5%, 77.5%에 달했다. 이 같은 불신은 정치권이 부작용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대선을 겨냥해 ‘한건주의’식으로 반값 아파트 대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 내에서도 재정 부담 증가, 토지 확보 등의 문제점 때문에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응답자 특성별로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30대(80.6%), 판매ㆍ영업ㆍ서비스직(84.8%), 열린우리당 지지자(81.0%)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가능할 것’이라는 응답은 연령이 높을수록 높았으며 남자(25.6%), 사무ㆍ관리ㆍ전문직(26.5%) 등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에 비해 반값 아파트 도입에 따른 주택가격 안정에 대한 기대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값 아파트가 공급될 경우 ‘주택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55.6%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는 응답(42.6%)보다 13%포인트 많았다.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을 가지면서도 주택가격 안정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FTA 갈등 여전=한미 FTA 체결 추진에 대해 ‘찬성하는 편이다’는 응답은 46.6%, ‘반대하는 편이다’는 45.2%였다.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찬성 의견이 약간 우세했다. 과거 조사와 비교할 때 찬성은 줄어드는 반면 반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 지난해 9월 SBS 조사에 비해 찬성 응답은 4.4%포인트 줄어든 반면 반대는 4.2%포인트 늘어났다. 이는 정부가 한미 FTA의 필요성을 제대로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한미 FTA가 대선과 맞물려 정치 문제로 떠오르면서 보수와 진보세력간의 첨예한 갈등도 우려된다. 응답자별로는 ‘찬성하는 편’은 연령이 높을수록 높았고 남자(52.4%), 자영업자(54.4%), 월 401만원 이상의 고소득자(56.3%), 인천ㆍ경기 거주자(51.5%), 열린우리당 지지자(51.2%) 등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대하는 편’이라는 응답은 연령이 낮을수록 많았고 고졸(48.8%) 등 저학력자, 농ㆍ임ㆍ어업(60.9%), 월 101만~200만원 가구 소득자(52.2%), 강원ㆍ제주 거주자(55.8%), 민주노동당 지지자(64.8%)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미 FTA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긍정적 영향’은 41.8%, ‘부정적 영향’은 50.3%였다. 이는 지난해 6월 재정경제부 조사와 비교할 때 ‘긍정적인 영향’은 20.2%포인트 늘어난 반면 부정적인 영향은 7.5%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즉 한미 FTA 체결로 이익보다 손해가 클 것이라고 보는 국민이 더 많은데도 FTA 체결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46.6%)이 반대(45.2%)보다 다소 많았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들이 정확한 FTA 협상 내용과 파급효과 등을 모른 채 정부 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 FTA 반대 운동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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