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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새패러다임을 찾아서/인터뷰] 인도네시아 은행연합회장 푸투

IBRA(INDONESIAN BANK RESTRUCTURING AGENCY)는 금융, 기업구조조정을 전담하는 정부 기구로 지난 98년 1월 설립됐다. IBRA는 부실은행 정리, 자본 재조정, 부실자산 정리, 기업 부채조정등의 일을 수행한다. 회생 가능성이 있는 은행을 인수해서 부채자본 조정을 거쳐 매각하는 역할도 한다.푸투 회장이 행장으로 있는 뱅크 라마(BANK RAMA)역시 IBRA 소유다. 일단 은행이 IBRA 소유가 되면 행장을 교체하는데 푸투 행장은 국영 은행출신으로 라마은행장이 됐다. 푸투 회장은 『인도네시아가 구조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정치적인 문제와 경제적인 위기가 동시에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하르토 정권의 부패와 독재에 항거하는 민주화 요구가 경제위기와 맞물리면서 정부가 구조조정에 전념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푸투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방대한 국토와 막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안정되면 경제는 쉽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 구조조정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위기 이전 인도네시아에는 일반 상업은행만 237개가 있었으며 소규모 빌리지 뱅크(VILLAGE BANK)는 무려 9,315개가 있었다. 80년대 은행법에 의하면 누구나 4만달러만 있으면 은행을 설립할 수 있었다. 푸투 회장은 『당시 인도네시아는 산업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 설립을 촉진하는 정책을 폈다』고 말했다. 은행 설립을 쉽게 함으로써 기업의 자금조달을 용이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이에따라 인도네시아 전역에 우후죽순처럼 은행이 생겨났다. 푸투 회장은 『은행 수가 늘어났지만 은행의 자산 건전성등을 감독하는 시스템은 발전하지 못한 것이 금융위기를 불러왔다』말했다. 그는 『태국에서 시작된 외환위기가 말레이시아를 거쳐 인도네시아에 상륙하자 거의 모든 은행이 지급불능 사태에 빠졌고 일부 부유층들은 외국은행을 통해 달러를 빼돌려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며 97년 당시 급박했던 금융위기 상황을 회상했다.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후 인도네시아 정부는 은행 통폐합 조치를 단행, 은행수를 160여개로 줄였다. 그러나 부실책임이 있는 은행 임원들에 대한 민형사상의 책임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푸투 회장은 한국의 예금보호공사가 퇴출 금융기관 임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IBRA는 현재 54개의 은행을 소유하고 있지만 「손에 피를 묻히는 구조조정」은 시도할 생각조차 않고 있다. 푸투 회장은 그러나 『외부에서 보기에는 IBRA가 구조조정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처럼 비춰지고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옳은 길을 가고 있다』며 『정치적 안정이 오면 금융 구조조정도 본궤도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의 은행 시스템과 부실이 난마처럼 얽혀 있기 때문에 단번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구조조정을 진행해야한다는 설명이다. 푸투 회장은 『금융 구조조정의 전제는 정치적인 안정』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정치적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숙제를 해결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현 정권이 구성한 내각의 단합이다. 각 정파의 인사들을 내각에 고루 기용하다보니 정부가 통일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신정부는 여전히 군부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군부의 실력자들은 언제든지 정부를 무떠뜨릴 수 있는 물리력을 가지고 있다. 다음은 인도네시아를 구성하는 수많은 섬들의 협조와 지역 주민의 단합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지난 1월에 롬복등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회교 폭동과 같은 사회 불안요인이 갈길 바쁜 인도네시아의 발목을 잡고 있다. 푸투 회장은 『한국은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단행, 위기에서 빠르게 벗어났지만 인도네시아는 지금 구조조정에 진입하는 단계에 있다』며 『한국, 홍콩, 말레이시아등 인근 국가의 구조조정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김성수기자S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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