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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벌처펀드 엘리엇, 삼성 지배구조 흔드나

삼성물산 지분 7.12% 확보

"제일모직과의 합병 불공정"

경영전반 개입 목소리 높여


아르헨티나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불러일으킨 주범으로 지목되는 미국계 '벌처펀드'가 이번에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작업에 뛰어들었다.

악명 높은 해외 헤지펀드의 난데없는 공격으로 1년 넘게 비핵심사업을 정리하고 순환출자 고리 해소작업을 벌여온 삼성의 조직혁신이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5,927주)를 주당 6만3,500원에 장내 매수했다고 4일 밝혔다.

엘리엇은 국민연금·삼성SDI에 이어 단숨에 삼성물산의 3대 주주로 뛰어올라 경영 전반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엘리엇이 지분취득 명분으로 내건 것은 주주들의 손해 방지다. 엘리엇은 이날 자료를 통해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계획안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아 삼성물산 주주 이익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엘리엇은 종전에 삼성물산 지분 4.95%를 보유하고 있다가 지난 3일 2.17%를 추가 확보해 지분 5% 이상을 가진 주요주주로 올라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합병과정에서 더 큰 이익을 얻기 위해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기로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엘리엇의 주장에 삼성 측은 "양사 합병은 사업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며 "합병계획에 대한 대주주들과 시장의 반응도 좋다"고 반박했다.

합병작업에 대한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삼성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운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통합 삼성물산 출범을 계기로 조직혁신에 총력을 쏟기로 한 마당에 헤지펀드의 공격이 복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왔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벌처펀드가 삼성 지배구조 작업에 편승하면서 삼성의 마스터플랜도 일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엘리엇이 시세차익을 노린 '먹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헤지펀드인 소버린자산운용이 2003년 ㈜SK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한 뒤 수천억원의 시세차익만 챙겨 한국을 떠난 것에 버금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엘리엇은 지난해 아르헨티나의 디폴트를 일으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으며 기업들에 아주 고약한 존재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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