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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복지/정책방향] 기고.. 21세기 사회복지 정책방향

정경배(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우리사회는 최근의 경제위기에 따른 여파로 나타나는 대량실업, 중산층의 몰락, 가족해체 등의 현상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이는 사회체제의 유연성과 위기대응 능력이 얼마나 부실한가를 증명하는 단적인 사례다. 특히 안전망으로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사회보장제도는 그 틀을 총체적으로 새롭게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제 21세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한국의 미래를 방향지울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경제구조 조정만으로 확보할 수 없는 국민 개개인이 삶의 보장과 사회통합을 위해 보다 포괄적인 사고방식으로 통합적 경제사회정책의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무한경쟁시대에 생존·적응해 나가기 위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한편 또다른 면에서는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복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이중적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복지패러다임은 경제와 복지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체계가 상호 상승하는 것을 전제로 통합적 사고에 기초해야 한다. 경제와 복지가 분리되어 작동하는 2개의 체계가 아닌 하나의 순환체계 속에서 운영됨으로써 복지부문의 지출이 순환되어 다시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경제성장의 과실이 다시 복지로 투자되는 상호 상승적인 관계로 정립되어야 한다. 여기에 한국적인 중용의 정서와 상부상조의 공동체 의식을 반영하여 국가역할과 개인책임의 조화를 이뤄내고 시민사회를 재조명하여 참여 민주주의의 활력을 부여하는 일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복지패러다임을 우리는 ‘생산적 복지’로 명명코자 한다. 생산적 복지는 사회적 생산을 극대화 시킴으로써 공동체적 삶의 질을 고양하는 사회복지체계다. 근로능력이 없는 취약계층에게는 국가가 기초보장을 제공함으로써 연대감 제고 등 사회적 효용을 증대시키고 근로능력이 있는 계층은 근로동기와 여건을 개선해 생산성 향상을 추구함으로써 달성된다. 사회적 생산은 재화 및 용역의 부가가치 증식으로서 국민소득 증가를 포함하며, 환경을 보전하고 사회안정을 통해 사회통합 수준을 높이는 개념이다. 즉 사회적 생산은 복리후생을 제고하는 일체의 재화 및 용역의 생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회통합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경제적 활동에 의한 재화 및 용역의 생산은 GNP의 증가를 가져오지만 이것이 사회통합에 기여하려면 분배상 형평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만약 지나친 부의 불균형에 의해서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집단이기주의에 의해 사회가 불안정하게 되면 사회통합은 저해될 것이며, GNP의 증가과정에서 환경파괴가 발생하거나 실업발생에 의한 사회적 갈등은 사회적 통합과 사회적 복리후생 수준을 낮추게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21세기로의 전환점에서 생산적 복지체계를 통해 사회경제적 생산 및 재생산의 기초를 제공해 주고 사회적 불안정을 예방하며 사회통합을 촉진함으로써 21세기의 새로운 세계에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생산적 복지의 실현을 가능토록 하는 경제·사회적 전제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은 상호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양자의 조화적 통합이 필요하다. 즉 경제정책을 사회정책에, 사회정책을 경제정책에 피드백 시킴으로써 조화를 시도한다. 경제성장의 과실이 공평하게 분배됨으로써 모든 사람이 근로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일할 수 있게 되고, 상대적 격차가 줄어들며 사회적 갈등이 적어짐으로써 사회통합이 이루어지게 된다. 둘째, 경제적 목표와 사회적 목표를 조화시키기 위해 사회내의 주요 경제적 이익집단의 제도화 된 협력이 필수적이다. 노동자 사용자 정부는 생산과 분배의 주요한 파트너로서 사회적 협력을 해야 한다. 셋째, 사회적 인프라 구축을 통해 사회간접비용이 절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소득거래 인프라와 금용자산거래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하경제, 준조세를 제거함으로써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통해 사회적 효율성을 높여 국가경쟁력 제고효과를 달성하도록 한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환경하에서 21세기 복지정책의 방향은 평등성과 효율성의 조화를 통해 노동유인을 훼손하지 않음으로써 생산적 복지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전국민 기초생활을 국가가 책임지고 보장해야 한다. 또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과 연계해야 한다. 경제정책·노동시장 정책과 사회복지정책의 상호조절기능을 강화해 국가경쟁력과 생산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노동의 질을 높이는 기능인력은 「일생주기의 복지-기능관리」 체계를 수립해 복지전산망을 구축하고 기능번호를 전산화 해 일생동안 복지수혜, 기능훈련 등이 관리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다원주의적 혼합정책을 추구해야 한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효율적인 결합을 유도하기 위해 기업의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함으로써 기업투명성을 제고하고 공공부문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통해 비효율적인 공공부문에 대한 민영화를 추진한다. 끝으로 가정과 같은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는 가족상호간에 공동체적 유대를 형성하는 진정한 보살핌이 있는 사회를 의미한다. 한국의 전통적인 부양가치를 계승하여 1차로 가족이 구성원의 복지를 책임지도록 하며 국가는 가족의 부양능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가족중심의 지원에 중심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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