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代 독신 여성 ‘의문의 변사체’로

`자살이냐, 타살이냐.`

부동산 컨설턴트인 30대 독신 여성이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일단 자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이 여성이 알몸으로 쓰레기 비닐봉투가 얼굴에 씌워진 채 발견돼 타살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4일 오전 1시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다세대 주택 지하 101호에서 C부동산회사 영업부장 김모(35ㆍ여)씨가 숨져 있는 것을 고교동창 조모(35ㆍ여)씨 등 4명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침대 위에 알몸인 상태로 반듯이 누워 이불이 덮인 채 발견됐다. 얼굴 앞면은 수건으로 덮여 있었으며, 머리 전체에는 10ℓ들이 쓰레기 수거용 비닐봉투가 씌워져 있었다.

또 비닐 봉투는 목 부위에서 종이테이프로 한 바퀴 감겨져 있었다. 김씨의 겉옷은 시신 옆 방바닥에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경찰은 비록 유서를 발견하지 못했으나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결과, 사인이 질식사라는 점,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전혀 없는 점, 김씨의 시신에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

경찰은 김씨가 허약체질로 위장병 등에 시달려 왔고, 체격도 155㎝, 37㎏으로 비정상적인 점을 중시, 신병 비관에 의한 자살로 수사 방향을 잡고 있다.

경찰은 7, 8년 전부터 남편과 별거 상태에 들어간 김씨의 가정문제, 최근 동거 생활을 청산한 남자 친구에 의한 치정관계, 부동산 영업부장으로서의 업무 스트레스 등 다른 자살 원인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김씨가 질식사로 숨지고도 괴로워 한 흔적이 전혀 없는데다 쓰레기봉투나 수건, 이불이 발견된 것도 일반적인 자살 정황과는 너무도 달라 타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일 경우 집안에 침투한 외부인이 음료수 등에 독극물을 투여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그러나 시신이 부패해 이를 밝히기 곤란하다”고 난감해 했다.

경찰은 휴대폰 불통 시점으로 미뤄 김씨가 12일 전에 사망한 것으로 보고, 이 시기에 김씨와 접촉한 주변인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원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