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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 이어 대형마트도 불황 타개를 위한 비책으로 '맛집'을 꺼냈다. 고객 쇼핑 스타일이 단순히 구매하는 데서 벗어나 '즐기자'로 바뀌면서 과거 비주류에 속했던 외식 부분이 점차 '대세'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특히 '사는 재미에 먹는 즐거움을 더한다'는 전략이 적중, 매출까지 껑충 뛰자 기존 유명 프랜차이즈는 물론 지역 맛집까지 적극 유치하려는 경쟁이 뜨겁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9월 문을 여는 수원 광교점에 대전 지역 짬뽕 맛집 '이비가 짬뽕이다'를 유치했다. 이곳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짬뽕국물·숙취해소용 기능면 등 관련 특허를 지닌 짬뽕 전문점으로, 백화점은 물론 대형마트에 둥지를 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 광교점은 또 계열사 신세계푸드가 운영 중인 한식 뷔페 '올반'과 세계 면요리 전문점 '누들투어' 등도 함께 유치했다.
이마트가 맛집을 새로운 무기로 내세운 건 작년 초부터. 부평점에 홍콩반점·백'S돈까스·역전우동·행복분식을 오픈하는 등 유명 쉐프 백종원 사단을 포진시킨데 이어 올 4월 연수점에는 유명 메밀국수 맛집 '미진'과 멕시칸 패스트푸드 체인점 '타코벨'을, 6월 이마트타운에는 후레쉬 포·커리&브레드·브루클린 피자·백자소반 등으로 구성한 피코크 키친 매장을 열었다.
롯데마트도 이에 뒤질세라 맛집 영입에 팔을 걷어붙였다. 작년 12월 문을 연 신갈점에 '이탈리안 디쉬'를, 올 2월 거제점에 육쌈냉명집·세븐포인트 등을 유치한 데 이어 4월 롯데 빅마켓 킨텍스점에는 무명식당·금산닭집·한옥집 등으로 구성한 프리미엄 푸드코트 '식객촌'을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여세를 몰아 매장 2~3곳을 리뉴얼해 프리미엄 푸드코트로 바꿀 계획이다. 홈플러스 역시 최근 강서점을 새단장하면서 샤브미·엘리제가든 등을 유치·운영 중이다. 또 오는 20일에는 한식뷔페 '계절밥상'도 오픈한다.
대형마트가 앞다퉈 푸드코트 등 외식 매장을 강화하는 이유는 '맛집 끌어안기'가 매출 증대는 물론 집객 효과를 높이는 '성공 방정식'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는 '리테일테인먼트(리테일+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주자로 맛집이 부상하자 대형마트마다 외식 부분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인기 많은 한식 뷔페 올반의 경우 올 초 김포한강점을 시작으로 5곳 매장에 문을 열었다"며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이 주로 가족 단위라 매출 증대는 물론 집객 효과도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부평점의 경우 푸드코트를 새롭게 꾸민 뒤 3개월 만에 매출이 2배 늘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차별화한 먹거리에 대한 고객 관심이 커지면서 맛집 유치는 이제 유통업계의 제1 과제로 등장했다"며 "인기 음식점을 1층 매장 입구 등에 위치할 경우 집객 효과도 높일 수 있어 백화점, 대형마트 등이 앞다퉈 매장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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