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의 예산 삭감을 두고 극한 대립을 해왔던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의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연말까지 보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안을 시한 내 처리하지 못하면 사상 처음으로 '준예산'을 편성할 수밖에 없는 부담을 덜자는 의도다. 여야 중진의원 8명은 17일 오전 회동을 갖고 여야 간 첨예한 대치를 거듭하고 있는 4대강 사업 예산 절충방안을 제시하기로 해 예산안 처리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앞서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4대강 예산에 대해서도 조건부이지만 '삭감용의도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대통령을 포함한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하면서 전쟁 수준의 예산 갈등은 타협모드로 바뀌고 있다. 김무성•남경필•이한구•권영세 한나라당 의원과 원혜영•정장선•김효석•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만나 양당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4대강 중재안을 마련, 절충점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정부 여당의 4대강 예산 3조5,000억원 중 4분의1가량을 줄이는 것을 여야 중재안으로 제시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앞서 16일 당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야당의 계수조정소위 참석을 전제로 "4대강 예산에 불요불급한 게 있으면 계수조정소위에서 그런 부분에 대해 삭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 대통령과 싸우기 위한 반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4대강 예산 문제는 토론과 협상을 통해 풀 용의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협상할 수 있도록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 같은 언급들은 그간 고수해왔던 '4대강 예산 삭감 불가(한나라당)'와 '4대강 예산 대폭 삭감(민주당)' 주장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여야는 이날 한나라당 위원들의 사퇴로 파행을 빚었던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의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교과위의 소관 예산안 예비심사도 탄력을 받게 됐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대통령을 포함한 여야 대표 회담을 수정 제안했고 민주당이 이를 수락한 것 역시 예산안의 타협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현재의 흐름에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4대강 예산 삭감 내용과 규모 등을 놓고 이견이 너무 크기 때문. 한나라당 관계자는 "일단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해놓고 그 안에서 치열하게 토론해 결론을 내면 될 것"이라며 "우리가 '17일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제안한 만큼 민주당은 이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우제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수자원공사의 4대강 예산안은 절대 안 된다"면서 "한나라당의 대응을 보고 4대강 예산 삭감에 대한 구체적 답변이 없으면 강경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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