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기 완화와 미국 경기회복, 중국 경기부양 기대 등 나라 밖 증시 환경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올 연말 정보기술(IT)과 자동차, 화학 등 경기 민감주에 대한 투자 추천이 잇따르고 있다. 5일 코스피지수는 투자 주체들의 팽팽한 매수ㆍ매도 줄다리기 끝에 지난 주말보다 6.86포인트(0.36%) 오른 1,922.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8~9월 유럽 재정위기로 급락세를 보였던 코스피지수는 지난 10월 7.88% 상승하며 강한 회복력을 보여준 뒤 11월(-3.22%) 잠시 주춤했지만 이달 다시 4.08% 오르는 꿋꿋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오랜 기간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가 각국 정책 공조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와 더불어 미국 소비지표가 개선됐고,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로 긴축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투자심리가 크게 좋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유럽 각국의 재정위기 탈출을 위한 대책이 추가로 발표되고 미국과 중국의 경기 개선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IT와 중국 경기 관련주 들이 국내 증시를 이끌어 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이번 주 예정돼 있는 유럽발 이벤트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태다. 5일(현지시간) 독일과 프랑스 정상회담이 열리고 이탈리아가 추가 긴축안을 논의하며 6~8일에는 미국 재무장관의 유럽 순방이 진행된다. 8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모색하며 9일에는 EU정상회담이 개최된다. 특히 그 동안 소극적인 대응을 보여왔던 유럽의 경제 강국 독일이 공조체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데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독일이 유로존 재정 통합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고 신흥국들의 국제통화기금(IMF) 참여 확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며 “8일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국채 매입 확대 등 강도 높은 정책 대응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유럽위기 완화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미국 경기 개선으로 돌려 증시 상승 요인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기회복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오바마 정부의 3,000억 달러 이상의 경기 부양책이 통과되면 내년 상반기 그 효과가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역시 최근 경기둔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년 상반기 한 두 차례 추가 긴축에 나서며 안정적인 통화정책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 증시를 압박하던 대외 환경이 절망에서 기대로 바뀌면 자연스레 시장의 관심이 대표적인 경기 민감업종 IT와 중국 수혜주로 옮겨 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개선과 중국 정책변화가 중기적으로 증시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며 “ITㆍ자동차ㆍ화학ㆍ건설ㆍ운송 등 경기민감 업종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주요 이벤트의 결과 확인 후 대응에 나서도 늦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통합이나 ECB 시장 개입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확실한 결과물이 도출되지 않을 수 있다”며 “시장이 급격히 좋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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