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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도석화' 한눈에

기복신앙의 상징서 풍속화의 진수로…<br>간송미술관 18일~11월 1일 특별전<br>단원 김홍도 작품 등 100여점 소개

단원 김홍도의 '과로도기' (果老倒騎)는 장수와 복을 상징하며 흰 박 쥐의 정령이자 항상 나귀를 거꾸로 타고 다닌 신선 장과(張果)를 그린 것이다. 화원이던 단원은 정조의 명으로 이 같은 도석화를 많이 남겼고, 이번 간송미술관 추계전에서 20여점이 선보인다.

도석화(道釋畵)는 신선을 그린 도가화(道家畵)와 승려를 그린 석가화(釋家畵)를 한데 부르는 말이다. 종교화로 시작했지만 중국 송대 이후 불교와 도교가 통합하는 경향을 보이고 선종(禪宗)이 유행하면서 신앙에서 벗어난 감상용 그림으로 발전하게 된다. 도석화에는 주로 달마대사 같은 선승(禪僧)이나 도사, 신선 등이 주로 등장하는데 이들은 오복(五福)과 속세의 염원을 상징한다. 일년에 딱 두 번만 개방하는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올해 가을 전시를 통해 조선시대의 도석화를 한눈에 보여준다. 전시를 기획한 최완수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연구실장은 "삶의 기본적 욕구가 충족된 뒤라야 오복을 추구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도석화는 사회 안정기에 가장 부흥했다"며 "우리는 조선조 정조시기, 단원 김홍도에 이르러 절정을 이뤘고 우리 식의 '풍속적 도석화'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중국식 도석화는 장수를 상징하는 남극노인(南極老人)이 머리 윗부분이 낙지처럼 솟은 형태이거나 달마대사의 매서운 눈만 강조되는 식의 기괴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조선의 도석화 속 인물은 우리네 이웃의 모습이다. '묵죽(墨竹)의 대가' 탄은 이정(李霆ㆍ1554~1626)의 '고사망월'(高士望月) 속 선비의 모습은 신선이라기 보다는 인간에 가깝다. 진경화를 이룬 겸재 정선(鄭敾ㆍ1676~1759)은 승려와 호랑이만 있던 것에 한국식 소나무를 등장시키기도 한다. 단원 김홍도는 백 살 넘게 장수한 신선의 이야기를 담은 '녹선취생'(鹿仙吹笙) 속 신선이나 호랑이 등에 올라탄 고승을 그린 '고승기호'(高僧騎虎) 속 고승 등을 간략한 필법이지만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최 실장은 "화원이었던 단원이 도석화를 많이 그린 것은 정조의 취향도 반영됐겠지만 그만큼 사회안정과 평화가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도석화는 청조 문인화풍의 영향으로 추사 김정희와 오원 장승업 시대에 또 한 번의 변화를 겪는다. 여기에 일본화와 서양화의 영향까지 더해진 것이 오늘날로 이어졌다. 1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단원의 그림을 중심으로 100여점이 소개된다. 관람료는 무료. (02)762-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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