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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지배층 분열양상 가속화
입력2009-06-22 18:18:43
수정
2009.06.22 18:18:43
라프산자니 前 대통령 딸·친척 체포<br>"하메네이 축출 시도할수도"… 미국·유럽 강경진압 비판 잇달아
이란의 소요사태가 갈수록 혼돈의 중심으로 치닫고 있다.
지배층이 분열 양상을 보이며 이란 정가의 실세 정치인의 가족을 체포하는가 하면 대선 무효화를 주장하는 시위대의 항의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 정부의 강경진압에 대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정상들이 중단을 촉구하는 등 국제사회의 간섭도 커지고 있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이란 관영 프레스TV는 라프산자니(75) 전 대통령의 딸 파에제 하셰미(46) 등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5명의 친척들을 19일 체포했다가 이후 풀어줬다고 보도했다.
프레스TV는 이들 가운데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친척 4명은 21일 석방됐으며 하셰미는 22일 풀려났다고 전했다. 하셰미는 지난주 이번 대선 후보였던 미르 호세인 무사비의 지지자 수백명 앞에서 연설하는 모습이 관영 TV에 방영됐었다.
마무드 하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과 가족의 부패 의혹을 제기해 왔으며 경찰은 신변 보호를 이유로 그의 친척들을 일시 구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은 이슬람 최고성직자 회의와 국가임시조정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이란 정계의 실력자로 이번 대선 막후에서 무사비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슬람 최고성직자 회의는 이란 최고지도자를 교체할 권한을 갖고 있으며 국가임시조정위원회는 이란 의회와 헌법수호위원회의 갈등 조정 역할을 하고 있다.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 딸의 체포에 대해 미국의 싱크탱크 센츄리 재단의 마이클와히드 한나는 "현 지배세력과 라프산자니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라프산자니 가족의 체포는 그에 대한 정면도전이며 라프산자니가 국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축출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 무사비 후보를 지지한 모하메드 하타미(65) 전 이란대통령도 정부의 계엄령 시도에 대해 경고하고 나서 이란 지도층의 균열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2007년 이란 핵협상 대표였던 알리 라리자니 의회 의장도 이에 가세하듯 "이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편을 들고 있다"며 현 정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한편 미국과 유럽 정상들이 이란 정부의 강경 시위진압을 연이어 비판하고 나서 이란 사태가 국제문제로 비화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1일 파키스탄 영자신문 '돈'(Dawn)과 인터뷰에서 "국제사회는 평화적 시위를 지원하고, 폭력이나 억압에는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21일 카타르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대한 이란의 태도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독일은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행사하려는 이란 국민들 편"이라며 ▲평화 시위 허용 ▦시위자들에 대한 무력 사용 중단 ▲구금된 야당인사 석방 ▲언론 자유 보장 ▲대통령 선거 전면 재검표 등을 이란 지도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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