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결혼과 출산, 자녀양육비 부담, 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 등으로 국내 출산율이 세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이를 낳고 싶어도 임신이 안 되는 불임부부도 많아지는 추세다. 불임은 1년 동안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했지만 임신이 안 되는 경우를 말한다. 대략 90%의 부부가 12개월 내에 임신을 하고 약 10%가량이 임신이 안 된다고 하니 부부 열 쌍 중 한 쌍은 불임에 해당하는 셈이다. 불임부부 중에는 '언젠가 되겠지'라며 치료를 미루다가 초산이 늦어져 산모의 부담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임신이 늦어진다면 진료와 검사를 통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임은 크게 배란이나 난관 및 복막인자, 자궁 등 여성에게 원인이 있는 경우와 정자의 숫자 부족 또는 활동성이 떨어지는 남성 원인으로 나뉜다. 한의학에서 보는 불임의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동의보감은 불임의 첫 머리에 "자식을 얻으려면 먼저 그 여자의 월경이 고른지를 봐야 한다. 고르지 않다면 약을 써서 고르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불임이 여성의 생리 및 배란과 관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문제가 있다면 가장 먼저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동시에 "남자의 정액이 부족해도 임신이 안 된다"는 내용도 있다. 또 "뚱뚱하면 자궁과 그 주변에 기름이 가득 차서 막히고 너무 마르고 약하면 자궁에 혈류가 부족해져 임신이 안 된다"고 하며 체형 및 체중과 임신의 상관관계도 언급했다. 이처럼 불임은 원인이 다양한 만큼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진단결과에 따라 침, 뜸 및 한약 등의 치료를 받아 막힌 곳을 뚫고 균형을 바로잡아 오장의 기능을 좋게 한다면 임신확률을 높일 수 있다. 본인이 열심히 노력해서 임신이 가능하도록 몸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다. 우선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으로 몸과 마음을 항상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비만은 배란장애의 원인이 되는 만큼 적절한 체중유지가 필요하다. 스트레스는 생리를 불규칙하게 만들고 성욕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피해야 하고 흡연 또한 남녀 모두의 불임률을 높이는 만큼 당장 금연에 나서야 한다. 먹을거리로는 된장국이나 두부 등 콩을 재료로 한 음식을 종종 먹으면 도움이 된다. 쑥차ㆍ생강차ㆍ계피차 등을 커피 대신 마시면 순환을 좋게 하고 자궁을 따뜻하게 해줘 임신을 돕는다. 인스턴트 음식이나 패스트푸드는 임신을 방해하기 때문에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이 같은 노력에도 자연임신이 안 된다면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아기 시술을 고민해야 한다. 최근 정부가 불임치료에 대해 다양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한다면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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