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환율 등 경제 환경을 면밀히 분석한 뒤 총 자산을 투자 매력도에 따라 금융상품, 부동산 등에 배분하는 '맞춤형 자산관리'가 중요합니다." 박신배(사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이사의 자산관리 원칙은 '현(現) 경제 상황에 최적화 된 자산배분'이다. 박 대표는 환율, 금리 등의 경제 환경을 면밀히 분석한 뒤 투자 대상 상품들의 매력을 살펴 총 자산을 배분한다. 그는 "경제 환경과 그에 따른 투자 대상 별 매력도를 고려해 총 자산의 배분 비율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산관리에 대한 고민이 없어 세상의 변화를 읽지 못하면 지금과 같은 저금리 구조에서도 과거처럼 은행예금에 의존하는 투자에 머무르게 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주식, 부동산 등의 매력도를 어떻게 분석해 자산배분전략을 결정할까. 그는 주식시장에서 가장 기본적인 투자 지표로 꼽히는'PER(주가수익비율)'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박 대표는 "PER은 투자대상에서 원금만큼의 이익을 언제 뽑을 수 있는 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의 PER가 10배면 원금만큼의 이익을 10년이 지나면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 후 고려하는 것이 금리와 PER의 차이, 즉 '일드 갭'이다. 그는 "현재 국내 주식시장의 PER가 10배(주가와 주당순이익을 역으로 환산하면 10%) 수준이고 정기예금 금리는 4%이기 때문에 6포인트 정도의 차이는 위험을 감내하고도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한다"며 "다만 금리가 향후 상승해 '일드 갭'이 1~3포인트 정도로 줄어든다면 자산배분 구조를 안전자산으로 돌리는 것도 고려할 만 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이 스스로 또는 전문가들의 상담을 통해 최적화된 자산배분 비율을 정하면 경제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오기 전까지 꼭 지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가령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투자 비중을 처음 5대 5로 정했는데, 위험자산 시장의 급락으로 비중이 3:7로 변했다면 안전자산에서 자금을 빼 주식시장에 다시 넣고 비중을 다시 반 반으로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박 대표는 "특정 자산의 수익률이 돌발적인 변수로 인해 급격히 악화 또는 개선 될 수 있지만 펀더멘털이 변하지 않는 한 제 자리를 찾게 돼있다"며 "자산배분 비율을 지켜 투자하게 되면 투자 매력이 높아졌을 때를 수익을 놓치지 않을 수 있고 투자 매력이 낮아졌을 때 돈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상으로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의 원칙은 그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20여 년 동안 금융투자업계에서 몸 담으며 한국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미국 9ㆍ11테러, 카드 대란, 리먼 사태 등 굵직굵직한 주식 시장의 패닉을 경험했다"며 "누구나 공포를 갖고 있을 때에도 원칙에 믿음을 갖고 투자하면 실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 대표가 들려주는 뒷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웠다. 리먼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로 코스피지수가 900포인트 대까지 떨어졌다가 1,100~1,200포인트 수준까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자 그는 부인에게 "여유 돈이 있으면 다 달라"고 요구했다. 마침 부인이 1만 달러 정도의 자금을 갖고 있어 모조리 환전해 에셋플러스 자산운용에서 판매하는 펀드에 투자한 것. 그는 "그 때 당시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후 증시가 조정을 겪을 때 마다 자금을 펀드에 투자해 괜찮은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2011년 1월 현재 박 대표의 자산배분은 어떤 비율로 진행되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어 질문을 던졌다. 그는 전체 자산에서 주거 형 부동산과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50%라고 귀띔했다. 금융자산의 70%는 국내, 중국, 해외 주식형 펀드, ELS(주가연계증권)에 분산투자하고 30%는 은행에 맡겨둔다고 한다. 박 대표는 "나이가 있고 보수적인 성격이 있지만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는 펀드 등 주식자산에 70%를 맡기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주식자산에 대한 투자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박 대표는 "'일드 갭'이 축소된다면 주식자산에서 돈을 빼 은행 등 안전자산으로 언제든지 옮길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 재 조정에 대한 중요성을 또 한 번 강조했다. 박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에 직접투자 하는 것보다 펀드 투자 등을 통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굳이 개인들이 직접 투자에 나선다면 '1등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등 기업'이면 어떤 기업을 뜻하는 지 물었다. 그는 간결하게 "큰 불황이 오고 불황의 늪이 깊어져도 마지막까지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이 '1등 기업'이다"며 "'1등 기업'은 회복되는 과정에서도 복원력이 빠르기 때문에 기업 오너와 동업자가 된다는 생각으로 장기 투자하게 되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대표가 '1등 기업'을 찾는 방법 또한 명료했다. 그는 '소비 현장'을 강조했다. 그는 "좋은 기업은 이익이 높은데 이는 소비자의 지갑에서 출발된다"며 "기업의 재무상황도 살펴야 하지만 소비자의 지갑, 소비자의 마음을 꿰찰 수 있는 기업에 대한 고민이 '1등 기업'을 찾는 시작"아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애플'을 들었다. 박 대표는 "아들에게 선물한 애플 '아이팟(iPod)'을 살펴봤는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뛰어난 기능을 보고 '1등 주식'이 될 것이라고 직감했다"며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직원들도 종종 백화점ㆍ마트 등 소비자와 접점에 있는 곳에 탐방을 가서 동향을 살핀다"고 밝혔다.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달 찾은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21층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본사. 엘리베이터에 내려 입구에 들어서면 '은행이나 증권사 객장에 온 것이 아닌가'하는 착각이 든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직원들이 은행이나 증권사 영업점과 유사한 모습의 객장에서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3개 펀드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지난 2008년6월부터 자산운용사 중 국내 최초로 증권사, 은행 등을 통해 펀드상품을 판매하는 '간접판매' 방식을 벗어나 '직접판매'에 나서고 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남들이 가지 않는 '직접판매'라는 힘든 길을 택한 데는 박신배 대표이사의 철학이 담겨 있다. 박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신은 고객과의 '소통'이다. 단기 수익률에 연연하기 보다.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장기투자 문화를 국내에 뿌리내리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철학은 1999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몸 담기 전 증권사 생활을 통해 체감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확고해졌다. 그는 "투자자문사에서 운용을 담당할 때 단기 수익률을 강조하는 임원 때문에 동료들이 단타매매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던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고 지점직원 생활을 하면서도 수익률 관리를 위해 단타매매를 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며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운용철학이 온전히 담긴 펀드를 고객에게 판매하며 투자설명회 등을 통해 직접 소통하는 것이 국내 자산관리 시장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표의 스토리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과의 인연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동방증권 입사동기지만 박 대표는 취재진과의 인터뷰 내내 강방천 회장을 '회장님'이라는 존칭을 써 불렀다. 강 회장과 박 대표의 인연은 동방증권 입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공(정치학)탓에 대학교 졸업반 시절 취직이 쉽지 않았던 박 대표는 경제학을 전공한 친구의 우연한 추천 때문에 동방증권에 지원했고 강방천 회장을 만났다. 이후 강 회장과 박 대표는 활발하게 교류하며 '가치투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고 이는 1998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 설립으로 이어졌다. 박 대표는 "20여 년의 경험을 활용해 앞으로 투자자들이 인내심을 갖고 좋은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며 "투자자들도 확고한 철학을 갖춘 전문가들에게 자산관리의 조언을 받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약력 ▲1987-1995 SK증권 ▲1995-1996 SK투자자문 ▲1996-1999 SK증권 ▲1999-2005 에셋플러스투자자문 전무이사 ▲2005-2008 에셋플러스투자자문 대표이사(사장) ▲2008-현재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이사(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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