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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자산의 질(質) 外

서원정 삼정KPMG 감사 부문 대표

기업 가치를 판단할 때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질(質)을 평가해야 한다. 기업 자산이란 미래에 기업에 효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되는 자원을 말한다. 기업이 미래에 이익을 창출할 능력이 있는지 따져볼 때는 자산의 구성과 상태를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재고자산은 미래에 판매를 통해 미래 경제적 효익, 즉 현금이 기업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자산으로 기록한다. 매출채권은 미래 대금회수를 통해 현금 유입이 기대되기 때문에 유형자산은 미래 현금 유입에 간접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산정해 자산으로 기록된다.

백화점이 판매 목적으로 상품 1개를 100원에 구입하는 것은 미래에 100원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백화점은 이 상품이 판매되기 이전까지는 재무상태표에 상품 재고자산 100원으로 기록해 정보이용자에게 회계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상품의 인기가 떨어지거나 새로운 상품이 출시돼 아직 판매 이전인 이 상품이 백화점이 구입한 가격인 100원보다 낮은 80원이 된 상황이라면 어떨까. 여전히 상품 재고자산을 100원이라고 기록하는 것이 맞을까. 판매 목적으로 보유한 재고자산이 미래 시장에서 그 이하로 팔리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는 100원이 아니라 80원이라고 재고자산의 공정가치(순실현가능가치)로 표시해야 한다.

동일 업종을 영위하는 A사와 B사의 재무상태표에 재고자산이 모두 100원으로 기록돼 있다고 해도 재고자산의 질이 같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A사는 150원에 상품을 구매했지만 상품의 진부화 등으로 시장에서 100원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해 재고자산을 100원으로 기록했고 B사는 당초 100원에 구매했지만 미래에 100원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구입가 100원을 유지할 경우 재고자산의 질은 B사가 A사보다 더 높다.



매출채권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제품 등을 판매하고 거래처에 청구한 금액이 120원인데 일부 거래처가 부도가 나서 20원을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매출채권회수를 통한 미래 현금유입은 100원이 된다. 따라서 회사의 재무상태표에 표시되는 매출채권은 100원이 된다. 회수 불확실한 20원의 채권은 대손상각으로 손실처리 한다.

투자목적으로 취득한 주식도 가치하락이 발생하면 손실을 반영해 취득금액 이하로 표시한다. 재고자산·매출채권·유무형자산·주식뿐만 아니라 미래의 확실한 경제적 효익이 잡히는 현금자산을 제외하고는 매 결산기 말 회사의 재무상태표에 표시되는 모든 자산은 미래의 경제적 효익을 반영한다.

최근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던 한 강소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매출은 급성장했지만 매출채권 대비 대손상각비율이 매우 높아 자산의 질에 문제가 있었다. 기업 가치를 볼 때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자산 손상차손 규모나 비율이 경쟁사 또는 과거에 비해 증가하거나 감소했는지를 분석하면서 자산의 질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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