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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딩 파이낸스 2015] 2부. 다시 시작된 금융빅뱅 <중> 격변하는 판매채널

복합점포·IFA·GA… 온·오프 경계 무너지고 '채널 차별화' 바람

잇단 점포축소·온라인강화 속 "대면채널 영향력 여전" 역발상

加TD뱅크 오히려 지점 확대도

금융사에 맞는 특화 전략 절실

농협금융이 지난 7일 서울 광화문에 문을 열어 금융상품 판매의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복합점포. 개점에 맞춰 새롭게 내놓은 상품인 ''올셋 펀드'' 가입행사에서 김원규(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NH투자증권 사장, 김주하 농협은행장, 김세진 한국펀드평가 대표,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제공=농협금융


점심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만기 적금을 수령하고 곧바로 연금보험 계약을 맺는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이동통신사 등에 따로 연락하지 않고 한 번에 이체계좌를 바꾼다.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어린이보험에 가입한다. 대형 보험사가 설계사의 반발을 무릅쓰고 법인대리점(GA) 자회사를 설립한다.

수년 전까지도 목격할 수 없는 장면이다. 국내 금융산업에서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분야는 어딜까.

바로 채널(상품판매) 시장이다. 이곳에서는 가히 혁명이라 할 수 있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명확해지고 있다. 점포 폐쇄를 시작한 시중은행들은 온라인 강화에 온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 보험·카드·저축은행 등 2금융은 다이렉트·모바일을 찍고 다음 대체수단 발굴에 전력하고 있다. 동시에 산업 간 국경은 허물어지고 있다. 융복합이 핵심인 복합점포는 이미 스타트라인을 출발했다. 금융회사와의 전속계약 없이도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는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난다.

문제는 대응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중심을 잡을 것을 강조했다. 변화의 속도에 뒤처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들에게 맞는 차별화된 전략을 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의 채널전략은 한계에 도달했고 이대로 가면 비용 문제에 맞닿을 수밖에 없다"며 "최근 활발히 논의되는 비대면 채널도 좀 더 신중해야 한다.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비대면 채널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가 채 안 된다.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경계 급속 붕괴=지난해 국내 시중은행은 하반기에만 280여곳의 점포를 폐쇄했다. 점포 줄이기는 올해도 계속된다. 지난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점포를 늘렸던 농협은행은 올해에만 34곳의 점포를 없앤다. 점포 총수를 줄이기로 한 시중은행들은 특화전략을 선택했다. 핀테크(금융기술)라는 시대적 흐름과 점주권 특성을 반영해 복합점포나 은퇴전담창구 등을 늘리고 비대면 채널 전담인력을 확충하는 것이다.

당장 오는 2016년부터는 계좌이동제가 시작된다. 계좌이동제는 완전경쟁으로 이어진다. 번거로운 지점 방문 절차가 줄기 때문에 비대면 채널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논의도 한창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소매금융 위주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돼 시중은행들과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다.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금리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비대면화는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복합점포는 채널 시장 격변의 또 다른 진원지다.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표방하는 복합점포는 산업 간 경계의 붕괴가 핵심이다. 지금은 비록 보험자본의 저항에 부딪혀 반쪽자리 복합에 머물고 있지만 잠재수요를 고려할 때 채널 시장의 지배적 화두임은 틀림없다.



채널 빅뱅을 이해할 때 대면·비대면의 이분법적 사고만큼 중요한 것이 각론에서 나타나는 다크호스 채널의 부상이다. 각 산업권역에서 각기 다른 양태로 벌어지고 있는 채널 격변은 단기수익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절실할 수 있다.

보험산업은 채널 빅뱅이 가장 드라마틱하게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태풍의 핵은 단연 GA다. GA는 비록 변방이었지만 채널 시장의 한 축을 차지해왔다. 대안채널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 대면의존도가 매우 높다. 이 때문에 핀테크 조류의 관점에서 설명하기도 어렵다.

◇차별화된 채널전략 필요=많은 전문가들은 핀테크 활성화를 빌미로 온라인 채널에 과도하게 경도되지 말 것을 경고한다. 비대면 채널은 분명 글로벌 트렌드이고 미리 준비해놓는 것이 맞지만 그렇다고 유일한 정답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예구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인 시어스는 디지털 혁명에 선제대응하기 위해 인터넷쇼핑사업에 집중투자했는데 이것은 오프라인 채널에 대한 과소투자로 이어져 7년간 주가가 75% 급락했다"며 "금융상품은 대면 상담을 통한 구매를 선호하기 때문에 대면 채널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글로벌 은행이 지점을 늘리는 역발상에 나서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캐나다 토론토미니언(TD)뱅크는 지난 2012년 24개에 불과하던 지점을 2년 만에 1,300여개로 늘렸다. TD뱅크가 정반대 전략에 과감히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소매금융이라는 자신들만의 목표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2014년 말 현재 TD뱅크의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소매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74.2%에 달한다.

이를 국내에 대입하면 결국 자신들의 강점에 맞는 전략을 설정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무턱대고 핀테크 또는 비대면 채널만 외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존재 이유 안에서 채널 빅뱅의 답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스타트라인을 출발한 복합점포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금융사마다의 전략에 따라 형태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은행-증권-보험식의 단순한 나열이 아닌 각 섹터별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훈 국민은행 경영감사부 팀장은 "우리보다 먼저 복합점포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 미즈호·스미토모 등 일본 3대 금융그룹이 각기 다른 접근방법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정형화된 해법이 없다는 것으로 전략적 목표를 어디에 둘 것인가에 따라 그 형태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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