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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외환시장' 세계대전 심화
입력2000-09-20 00:00:00
수정
2000.09.20 00:00:00
김호정 기자
'인터넷 외환시장' 세계대전 심화2~3년내 전체 거래 절반차지 급성장 예상
세계 굴지의 은행들이 인터넷 외환시장을 둘러싸고 일대 격전을 준비하고 있다.
시티은행, 메릴린치, 도이체방크, 드레스너 등 유력 은행들은 각각 2개의 대형 컨소시엄으로 나눠져 내년 1·4분기에 온라인 외환시장에 거의 동시에 뛰어든다.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12개 금융기관이 결집한 「FX올」과 미국과 독일의 초대형은행 3곳과 통신사 로이터를 멤버로 한 「애트리액스」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인터넷을 통한 외환거래는 현재 일일 1조5,000억달러 규모인 전체 외환거래금액의 10%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2~3년안에 전체 거래금액의 절반을 넘을 정도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4시간 거래가 가능한데다 사람을 통하지 않고 기계가 자동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조작상의 오류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20개가 넘는 은행들의 매입·매도 가격을 동시에 확인하고 거래할 수 있어 가격의 투명성이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시장이 급신장할 것에 대비, 세계적 금융기관들은 지금껏 전문업체에 외주해왔던 이 사업을 직접 벌이기로 하고 올초부터 공동 컨소시엄 협상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소매금융경험이 풍부한 시티은행, 체이스 맨해튼, 도이체 방크 등 초대형 은행들은 컨소시엄의 운영방향을 둘러싸고 투자은행 등과 의견차가 심해지자 자신들끼리 별도의 사업체를 꾸리기로 결정했다.
외환거래를 많이 하는 기업이나 중소형 금융기관들의 대부분은 이들 2곳 가운데 하나만을 거래처로 선택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치열한 시장경쟁은 불기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거래의 특성상 서비스 차별화가 가능한 헤징 같은 고부가 서비스는 앞으로도 주로 전화나 직접 상담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인터넷사업에서는 단순 중개업무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거래 수수료 인하와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 및 신속성 등이 양대 컨소시엄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선 양측 모두 외환거래시장의 약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호각세를 보이고 있어 세력규합 측면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태다.
그러나 지난 13일 FX올의 핵심 회원사였던 JP모건이 애트리액스 진영의 체이스 맨해튼으로 인수되면서 컨소시엄 변경이 불가피해진 것처럼 올들어 거세진 금융기관 합병추이가 이들의 사업성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을 맞게 된 커러넥스, CFO웹닷컴 같은 온라인 외환거래 전문기업들은 틈새시장 공략이나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새로운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할 형편이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09/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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