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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바람직한 CEO상

제갈 정웅 <대림대학 이사장>

요즘 미국에서는 ‘월가의 양심’으로 불리며 많은 미국인들로부터 추앙받고 있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최고경영자(CEO) 워런 버핏이 곧 법정에 소환될 예정이어서 놀라움과 실망이 크다. 자회사인 세계최대 보험회사 AIG의 분식회계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 하는 것이 문제의 초점이다. 조직에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CEO가 그 문제를 사전에 알았거나 알았으면서도 묵인한 경우 CEO로서 자리보존이 어렵게 된다. 시대따라 더 다양한 덕목 필요 이렇게 윤리적 책임이 막중한 자리를 의미하는 CEO라는 단어는 미국기업에서 처음 쓰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전세계에서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의미하는 이 말은 보통은 대표이사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도 CEO 대통령이라고 하는가 하면 가장을 가정의 CEO라고 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는 말이 됐다. 일찍이 피터 드러커는 앞으로의 사회는 모두 경영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했다. 그 조직이 영리를 추구하는 조직이든 비영리 조직이든 모두 경영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드러커의 말대로 모든 조직이 경영을 해야 한다면 그곳에는 CEO가 있어야 한다. CEO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시대에 따라 더 추가되는 것 같다. 그 덕목들은 ‘Chief Executive Officer’의 가운데 말을 변화시켜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첫째, 집행(Executive)이 의미하는 것은 자신만의 독특한 경영철학과 경영이념 그리고 리더십을 포함한다. 그래서 바람직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해 기업의 구체적인 행동강령을 이끌어내고 필요한 순간에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윤리적으로 완벽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버핏의 경우만이 아니라 엔론이나 보잉에서도 CEO의 윤리적 문제가 회사에 치명적 상처를 입히는 것을 보면서 ‘Chief Ethical Officer’여야 한다는 것이다. 능력이 좀 모자라면 다른 임원들의 도움을 받으면 되지만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어서는 다른 사람들이 대신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윤리경영은 단순히 실정법이나 사규에 어긋나는 행위나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차원 이상의 것을 말한다. 단기적으로 회사에 이로울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회사에 이로운 결정이어야 한다. 가령 자기 임기 중에만 시끄럽지 않게 보내기 위해 장기적으로 회사 발전에 도움이 안되는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 이는 분명히 윤리적인 의사결정일 수 없다. 또 소수의 사람들, 특히 대주주들에게만 유리하고 다수의 소액주주들에게는 불리한 의사결정을 한다면 이것도 윤리적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윤리적이냐 비윤리적이냐를 판가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기준 한 가지를 이야기하라면 CEO가 지금 하려는 행위나 의사결정이 신문에 머리기사로 게재돼 아내나 자식들이 보아도 괜찮으냐, 아니면 보이고 싶지 않으냐에 따라 판단하면 틀림없을 것이다. 위에 제시한 기준을 지킬 수 있는 윤리적 유전인자(DNA)가 확실하게 조직원 속에 자리잡지 않으면 기업의 생존이 위태롭게 됐다. 고객·주주등 이익위해 봉사를 셋째, 윤리적 덕목 이외에 사회가 산업사회에서 지식사회로 바뀌면서 CEO는 조직원을 지속적으로 교육시킬 필요가 생겼다. 그래서 CEO는 또한 최고교육자(Chief Educational Officer)가 돼야 한다. 빠른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조직원을 가르쳐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사내 대학에서 석ㆍ박사가 배출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리고 네번째로 CEO는 최고접대자(Chief Entertaining Officer)가 될 필요가 있다. CEO는 자사의 고객과 종업원은 물론 주주들까지 만족시키며 이들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봉사자로서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상의 네 가지 덕목을 갖춘 사람이 바람직한 CEO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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