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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간접투자시대/기고] 간접투자 활성화 조건과 당위성
입력2002-11-20 00:00:00
수정
2002.11.20 00:00:00
고광수 한국증권硏 박사간접투자란 전문적인 투자 주체가 주식이나 채권 투자를 대행하는 것으로 뮤추얼펀드나 수익증권 투자가 이에 해당한다. 금융과 자본시장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한 개인이 유가증권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개인의 경우에는 간접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한다.
간접투자의 세 가지 장점은 전문적 투자 행위, 분산 투자, 규모의 경제에 의한 투자 효율성 제고라고 할 수 있다.
간접 투자는 본질적 성격상 장기 투자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장기적 수요 기반을 형성하게 되고 결국 주식시장의 안정화로 이어진다.
금융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2001년 말 현재 개인의 주식 보유 비중은 33.8%인데 비해 거래 비중은 30% 이하로 크지 않다. 이는 1990년대 이후 개인들이 뮤추얼펀드 등의 간접투자를 이용하는 추세가 더욱 확대됐기 때문이다
뮤추얼펀드가 보유한 미국 주식의 비중은 21%로 상당히 크고, 미국 가계의 55%가 뮤추얼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간접투자가 대중화되었음을 보여주는데, 간접투자의 확대는 미국 주식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한다고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2001년 말 현재 개인의 주식 보유 비중은 22.3%지만 거래 비중은 73.2%로 지나치게 높은 상태다. 이에 비해 기관의 주식 보유 비중은 15.7%이고 거래 비중도 14.1%여서 기관의 주식시장 참여가 매우 낮은 수준에 있다.
이러한 통계는 주식시장의 주요 참가자가 개인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주식 보유의 단기화와 시장 변동성 증가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간접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
하지만 간접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주식시장이 건전하고 투명해야 한다.
이는 투자를 위한 필요 조건이기도 하다. 둘째, 자산운용 기관의 신뢰성이 확보돼야 한다. 즉, 투자자가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의 신뢰성을 가진 자산운용 전문 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간접투자의 효율성이 발휘될 수 있다.
한편 종업원의 노후생활 보장과 주식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최근에 제기되고 있는 기업연금 제도도 간접투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기적으로 일정액을 갹출하여 마련된 연금 재원을 주식 및 채권에 투자하는데, 이 때 간접투자가 많이 이용되기 때문이다.
미국 뮤추얼펀드 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401(k) 기업연금 투자의 44%가 뮤추얼펀드를 통해 이뤄진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퇴직금 제도가 기업연금 제도로 전환된다면 종업원의 노후생활 보장과 함께 간접투자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업연금 제도의 도입에는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므로 당장 간접투자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이보다는 현재의 개인연금 제도를 활성화하여 간접투자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현재 20조원을 넘어선 개인연금 재원 중 간접투자인 투자신탁 비중은 5% 내외로 1조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개인연금의 재원 수준을 더욱 확대하면서 간접투자의 효율성을 널리 홍보한다면 주식시장의 안정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앞에서도 지적하였듯이 간접투자의 활성화를 통한 주식시장의 안정화는 건전하고 투명한 주식시장, 신뢰성 있는 자산운용 전문 기관, 장기적 주식 투자를 전제로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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