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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인연·사색의 길… 구비구비 추사의 혼을 담은 듯

■ 김정희·송시열·광해군… 아픈 역사 깃든 '제주 유배길'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시작하는 추사 유배길의 초입.

서귀포시 대정읍에 복원된 추사 김정희가 유배시 머물던 집.

추사유배길 정난주 마리아묘를 지난 직후 나타나는 파밭은 지평선과 맞닿아 융단처럼 깔려 있다.


제주도는 조선조의 유배지였다.

추사 김정희를 비롯해 우암 송시열, 광해군, 면암 최익현 등 지식인과 정치인 200여명이 유배를 왔던 섬이다.

추사의 심정을 묘사한 국보 180호 세한도가 완성된 곳이며 광해군이 삶을 마감한 곳이고 최익현의 항일정신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이런 까닭에 제주도 곳곳에는 유배를 왔던 인물들의 정신과 이야기가 깃든 유적지가 적지 않다.

제주관광공사가 이 같은 역사에 이야기를 덧입힌 '제주유배길'을 개발,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내놓았다.

이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추사유배길은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제주 추사관을 중심으로세 개의 코스(집념의 길, 인연의 길, 사색의 길)로 조성됐다.

추사 김정희는 시ㆍ서ㆍ화는 물론 경학ㆍ불교 등의 대가였으며 박제가ㆍ정약용 등 국내 학자를 비롯, 옹방강ㆍ완원 등 청나라의 문인들과 교류하던 학자이자 예술가였다. 하지만 안동김씨의 세도정치에 따른 정치적 음모에 휘말려 제주도 유배 길에 오른다. 추사는 55세의 나이에 시작된 유배 생활 중에도 세한도와 추사체를 완성하는 업적을 이뤘다. 제주관광청은 그의 뜻을 기려 추사유배지를 비롯한 관련 장소들을 연결한 추사유배길을 조성했다. 각 코스는 10~12㎞로 걸어서 3시간 정도면 돌아볼 수 있다.

▦제1코스(집념의 길)=제주 추사관을 출발, 한 바퀴를 돌아오는 순환코스로 정난주 마리아묘, 대정향교를 거쳐 다시 제주 추사관으로 돌아오는 약 8㎞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유배길의 초입에서부터 2.8㎞ 지점에 위치한 정난주 마리아묘는 다산 정약용의 형 정약현의 딸인 정난주의 무덤이다. 정난주는 1801년 남편 황사영의 백서사건에 연루돼 제주도로 유배된다. 남편 황사영이 능지처참을 당하고 두살배기 아들마저 빼앗긴 정난주는 여인의 몸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핍박을 견디며 제주목의 관노로 37년간의 유배생활을 한다. 그녀는 풍부한 교양과 학식으로 주위 사람들을 교화시켜 관노의 신분임에도 '서울할망'이라고 불리며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다가 죽어 이 자리에 묻혔다.



집념의 길 주요코스는 제주추사관에서 시작, 송죽사터(0.2㎞)→송계순집터(0.3㎞)→드레물(0.6㎞)→동계정온유허비(0.7㎞)→한남의숙터(1㎞)→정난주마리아묘(2.8㎞)→남문지못(5.1㎞)→단산과방사탑(6.1㎞)→세미물(6.6㎞)→대정향교(6.7㎞)까지 이어진다.

▦제2코스(인연의길)= 인연의 길은 추사의 한시ㆍ편지ㆍ차 등을 통해 추사의 인연들을 떠올리는 길로 제주옹기를 만들었던 도요지와 제주옹기박물관이 있다. 추사유배지에서 시작, 오설록의 녹차밭까지 이어지는 약 8㎞의 코스로 약 3시간이 소요된다.

▦제3코스(사색의 길)=사색의 길은 산방산의 웅장함과 안덕계곡의 경관을 따라 걷는 길로 제주의 바다와 오름, 계곡의 경치를 함께 느낄 수 있다. 대정향교에서 시작, 산방산을 거쳐 안덕계곡까지 약 10㎞에 이르는 코스로 약 4시간이 소요된다.

이밖에 제주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였던 옛 제주성을 중심으로 김정ㆍ이익ㆍ광해군ㆍ송시열의 유적지를 둘러보고 그들의 운명적인 삶의 이야기를 만나는 성안유배길이 있다. 제주목관아에서 시작, 다시 제주목관아로 돌아오는 약 3㎞의 순환코스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조선말기 일제에 맞섰던 최익현의 자취가 남아 있는 면암유배길은 연미마을회관에서 시작, 방선문계곡에서 마치는 코스로 약 5.5㎞에 2시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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