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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7월 20일] 국제회계기준 적용과 법인세

이영한(서울시립대 교수·세무학)

회계기준은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제도적 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대표적인 게 상법상 계산규정 그리고 세법이다. 오는 2011년으로 예정된 국제회계기준(K-IFRS)의 상장회사 의무 적용은 회계기준의 거대한 변혁을 가져올 뿐 아니라 상장회사들의 제도적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회계기준원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장회사 회계담당자들은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라 가장 큰 상충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법령으로 법인세법을 꼽았다. 우리나라 법인세법이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산출되는 결산상 당기순이익에서 출발, 세무조정을 거친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삼고 있고 기업회계가 세무회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규정들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비상장사 稅부담 달라져
가장 우려되는 사항은 국제회계기준 적용에 따른 회계처리 변경이 실제 세부담 변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우다. 대표적인 것이 감가상각 관련 규정이다. 현행 세법은 기업회계상 비용으로 계상하는 때만 그 비용을 손비로 인정하는 결산조정제도를 일부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회계기준 변경으로 감가상각비 회계처리 방법이 바뀌면 세부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접대비 등 각종 세법상 손비한도를 정하는 산식, 세무상 우대되는 중소기업 여부를 구분하는 기준 또한 기업회계기준의 수치를 그대로 준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국제회계기준 적용으로 세부담이 바뀌는 기업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에 적용되는 기업회계기준이 이원화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상장기업은 2011년부터 국제회계기준을 적용 받지만 비상장기업은 비상장 회계기준서를 적용해 재무제표를 작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여부에 따라 다른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한다면 결국 동일한 수익과 비용을 시현한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의 세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국제회계기준은 부채ㆍ자본의 분류기준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현행 기업회계기준과 부채ㆍ자본의 분류가 달라지는 항목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현행 회계기준이나 상법에서 자본으로 보는 상환우선주의 경우 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자본이 아닌 부채로 분류된다. 현행 회계기준은 상환우선주 등을 금융계약의 법률적 형식으로 분류하지만 국제회계기준은 금융계약의 실질에 따라 분류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배당으로 처리되던 금액이 이자비용으로 계상돼 세법상 손금인정 여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자본비율 감소로 과소자본세제 손금 불산입 금액이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신종 자본증권과 같은 이른바 하이브리드증권(hybrid security)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세법 개정방향 빨리 공표해야
국제회계기준 도입이 법인세에 미치는 영향은 기업마다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세부담이 증가할지, 감소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자신들의 세부담이 어떻게 변경될지 그리고 세무조정 과정에서 실무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된다. 즉 국제회계기준 도입이 세무회계 관점에서 야기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기업이 안게 되는 ‘세무계획의 불확실성’이다. 따라서 조세정책당국은 국제회계기준이 세법 적용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검토해 세법을 개정할지, 개정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할지 명확하고 조속하게 공표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동일한 수익력을 가진 기업이 동일한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수평적 공평성의 원칙’이 유지되도록 개정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즉 국제회계기준 적용 여부에 따른 회계처리 방법의 차이로 세부담이 크게 달라지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면밀하게 검토해 방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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