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는 내집 마련 수요자들은 올해가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다. 지난해 말부터 청약가점제와 민영주택 분양가상한제, 2기 신도시 건설, 장기 임대주택 대량 공급 등 워낙 큰 변수들이 대거 등장해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대비하지 않는다면 자칫 청약대열에서 이탈하게 될 수도 있다. 올해 청약전략을 어떤 방향으로 세워야 마음에 꼭 드는 내집 마련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지 수요자 유형별로 살펴본다. ◇청약저축 가입자= 전용면적 25.7평 이하(분양면적 35평형 이하) 공공분양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저축 가입자는 앞으로 신도시 등 공급물량이 많아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자신의 납입액과 무주택 기간을 짚어보고 향후 원하는 지역의 예정 물량ㆍ시기와 맞춰볼 필요가 있다. 우선 청약저축 납입액이 700만~800만원 이상이라면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수원 광교나 송파 등 인기 신도시의 분양이 시작될 2008~2009년쯤에는 납입액이 당첨 기대권인 900만~1,000만원 이상으로 불어나기 때문이다. 인기가 높거나 원했던 지역이 아니라면 굳이 청약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납입액이 400만~600만원이라면 조금 애매하다. 인기 신도시를 기다려 청약하자니 당첨확률이 높지 않고, 아무 곳에나 신청하기에는 통장이 아깝게 느껴진다. 자신이 원하는 조건과 어느 정도 들어맞는다면 비교적 유망한 택지지구나 내년부터 분양되는 김포ㆍ파주 신도시 등을 선별해 노려보는 게 좋다. 납입액이 그 이하인 가입자들은 향후 2~3년간은 인기지역에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10년 공공임대주택, 비축용 장기임대주택 등에 입주했다가 10년 이후 분양전환을 노려볼 수 있고, 청약가점제 예상점수가 높다면 청약예금으로 전환해 민영 아파트에 청약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무주택 기간에도 신경 써야 한다. 5년 이상 무주택자끼리 경쟁해 납입액에 따라 당첨자를 가리고, 그 다음엔 3년 무주택자끼리 경쟁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납입액이 아무리 많아도 무주택 기간이 5년에 못 미친다면 경쟁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만 65세 이상 노부모를 3년 이상 부양해 왔다면 노부모 부양 우선공급 혜택도 따져봐야 한다. ◇청약예ㆍ부금 가입자= 민영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예ㆍ부금 가입자는 한층 복잡하다. 청약가점제 시안은 나온 상태지만 일단은 다음달 정부가 발표할 최종안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9월부터 가점제가 시행되면 무주택 여부와 기간, 부양가족(자녀)수, 세대주 나이, 통장 가입기간을 점수화해 당첨자를 가린다. 가점제 점수가 높은 편이라면 가점제와 분양가상한제의 이중 혜택이 기대되는 9월 이후 원하는 지역의 유망물량을 점 찍어 두면 된다. 물론 가점제 시행 이후 상당기간은 유망지역의 경쟁률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러나 신혼부부나 독신자, 1주택자처럼 점수가 높지 않다면 시기에 상관 없이 유망지역 청약에 적극 나서야 한다. 1주택자 중 연령ㆍ가족수 등 다른 항목의 점수가 높다면 입지여건이 떨어지는 주택을 아예 처분하고 무주택 대열에 합류해 가점제 점수를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가점제가 적용된다고 해도 무주택자들은 자금여력에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아 1주택자에게 예상 외로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도 있다. 또 초소형이면서 저가 주택을 보유한 경우는 무주택자로 간주될 가능성이 커 정부 확정안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청약 ‘감점제’로 인한 불이익까지 있기 때문에 괜찮은 아파트를 분양받겠다는 미련은 접어야 한다. ◇청약통장이 없다면= 아파트 분양을 기대하면서도 아직 청약통장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서둘러 가입해야 한다. 향후 2~3년내 가점제 점수가 높아지기 어려운 무주택자는 청약저축을 개설하는 게 좋다. 여차하면 공급량이 크게 늘어날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도 있고, 비과세 혜택도 있다. 가점제 점수에 자신이 있다면 청약저축이 아닌 청약예금을 들어두는 게 좋다. 전용 25.7평부터 대형 평형까지 원하는 평형대별로 예치액을 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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