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유괴범 체포…공신은 만화비디오

한 편의 만화영화가 자칫 미궁에 빠질뻔한 초등학생 유괴사건을 해결했다.인천 연수경찰서는 지난달 4일 초등학교 2학년 송모(8)양이 귀가했다가 집을 뒤지던 민모(24)씨 등 2인조 강도에게 납치됐다는 신고를 접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딸의 안전을 걱정한 송양 아버지가 경찰을 따돌리고 유괴범들에게 현금 5,000만원을 건네줘 수사에 차질이 빚어졌다.

경찰은 우선 동일수법 전과자와 우범자 440명을 탐문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원룸에 갇혀 있었다는 송양 진술에 따라 인천 시내의 원룸 1만6,228곳을 돌며 탐문수사를 벌였고, 범행시간대 휴대폰 통화자 1만5,000여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였으나 성과가 없었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 경찰은 지난달 30일께 송양에게 감금 당시 특이했던 점을 물었고 송양은 “갇혀있는 동안 공룡이 나오는 만화비디오를 봤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경찰은 공룡이 나오는 만화영화 10여 편을 빌려 송양에게 보여주던 중 클레이(점토) 애니메이션인 `곡스2`를 보여줄 때 다음 장면을 미리 알고 있는 점을 포착, 이 애니메이션을 단서로 삼았다.

곧바로 인천, 부천, 시흥 관내 1,424개 비디오 대여점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한 경찰은 송양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연수구 모 비디오대여점에서 20대 남자가 이 테이프를 빌려간 사실을 확인, 결국 8일 밤 용의자 2명을 체포해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이들은 경찰에서 “카드빚과 사채빚 5,300만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송원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