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은행에 돈이 쌓인다

개인·중기대출보다 담보대출 치중 '소극적 운용'

은행들이 시중의 방대한 부동자금을 빨아들이고 있지만, 위험을 피해 안전하게 자산을 굴리려는 소극성에 사로잡히는 바람에 은행에 자금이 쌓여가고 있다. 이는 은행들이 올들어 중소기업 대출과 개인신용대출을 꺼리고 담보대출에 치중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됨으로써 이 현상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위험관리 시스템을 선진화해 자금운용처를 다양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조흥ㆍ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에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유입된 원화예수금은 29조41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원화 대출금으로 운용된 규모는 같은 기간 14조8,277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원화 예수금 가운데 원화 대출금으로 운용된 비율은 지난해 말 86.1%에서 지난 9월말에는 83.7%로 3%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이는 은행들이 예대마진 확보가 용이한 대출로의 운용에 애로를 겪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금 이동이 특정 은행으로 쏠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은 금리연동형으로 개발한 오렌지 정기예금과 기업자유예금이 인기를 끌면서 올들어 12조2,296억원의 원화 예수금을 빨아들이는등 활발한 영업활동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이 가운데 중소기업대출 2조원과 아파트파워론 5조원 등 7조원 가까운 대출을 풀었지만 이는 원화자금 유입액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3분기 말에 적극적인 특판 활동을 통해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으로 9조원의 자금을 새로 끌어들였다. 하지만 대출 증가액은 신규 유입액의 3분의 1을 겨우 넘는 3조원 대에 불과했다. 신한은행은 특판예금과 펀드판매 등 고른 부문에서 호조를 보임에 따라 7조원에 가까운 신규 예수금을 끌어 모아 이 가운데 60%에 가까운 4조원을 원화대출에 투입했다. 국민은행의 올해 원화 예수금 증가액은 2,134억원에 불과했을 뿐 아니라 원화대출 운용액도 2조9,739억이나 감소했다. 특히 국민은행에 신규로 들어온 적립식펀드와 해외펀드 판매액이 3조원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예금상품 이탈이 가장 심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조흥은행은 시중 은행 가운데 원화예수금 증가액을 뛰어넘는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은행의 원화예수금은 6,363억원이 줄었지만 대출금은 무려 1조3,783억원 어치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등 위험이 적은 ‘노 리스크’ 상품판매에 주력하다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 대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외국계가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신용대출에서도 국내 은행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 부동자금의 은행권 유입 기조가 이어질 경우 은행권이 자금 운용에서 겪을 어려움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