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조 궁궐 잔치를 보면, 화려한 기품의 정점에 '궁중채화'가 있었다. 비단이나 가죽으로 형형색색인공꽃(假花)을 만들어 연회장을 꾸미던 것으로 제작은 궁궐에 소속된 전문 화장(花匠)들이 전담했었다. 오늘날 거의 맥이 끊기다시피 한 궁중의 전통 꽃 장식이 박물관 개관 100주년을 기념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잔치풍경-조선시대 향연과 의례'에서 선보인다. 수로문화재단의 황수로 이사장이 전시를 위해 작품을 출품했다. 황 이사장은 궁중채화의 기법과 형태, 크기가 자세히 수록된 '궁중의궤'를 바탕으로 채화를 연구했고 보존, 복원에 힘써왔다. 이번 전시에는 고종 임인년(1902년) 진연에서 어좌(御座) 좌우에 놓이던 꽃 장식인 '화준(花樽)'과 왕의 진찬상 위에 놓이는 '상화(床花)' 등이 원형 그대로 재현돼 선보였다. 궁중채화 외에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조선시대 모든 국가 행사에 대한 내용이 기록돼 있는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 '의궤', 1848년에 열린 성대한 궁중잔치 기록화인 '무신년진찬도' 등을 통해 시대를 뛰어넘은 여흥의 공유를 경험할 수 있다. 민간의 잔치모습으로는 결혼 60주년을 기념한 '회혼례첩'(回婚禮帖), 관직 진출을 축하한 '평양감사향연도'(平壤監司饗宴圖)'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전시는 12월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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