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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관계? 우린 그런거 몰라요" 주목 받는 중소업계 '상생협력'

모닝글로리 협력사 협조로 원가↓… 영업익 266% 증가 약 22억 기록

삼해상사도 협력사와 끈끈한 우정… 삼협회 통해 동반 해외 시장 조사도

1990년 결성된 삼해상사 협력사 모임인 '삼협회' 회원들이 지난해 아르헨티나 여행을 떠나 예수 상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해상사

문구 기업 모닝글로리와 김 제조기업 삼해상사엔 공통점이 있다. 수십 년 동안 같은 협력사들과 꾸준히 거래를 이어오면서 의리를 지킨 기업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국내 문구업계 생산규모가 감소하는 위기 상황에서 모닝글로리는 전년대비 266% 증가한 약 2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이처럼 모닝글로리가 협력사와 쌓아온 우정은 시장이 어려워지자 진가를 발휘했다. 지난 2010년 초 칠레 대지진의 여파로 종이 파동이 발생하면서 국내 문구업계가 인쇄용지를 수급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우리나라는 종이를 만드는 펄프를 전량 수입하는 상황이었고, 이 가운데 30% 이상이 칠레산 펄프였던 까닭이다. 당시 모닝글로리의 협력사였던 한국제지가 "전체적으로 펄프 물량이 부족하지만 모닝글로리가 필요한 물량은 먼저 맞춰주겠다"고 전격 제안한 것. 30년 넘게 거래하며 쌓아온 신뢰와 우정 덕분이다. 경쟁업체들은 펄프 물량이 부족해 종이 제품 생산을 줄여야 했지만 모닝글로리는 문제없이 제품을 생산, 판매하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지금도 모닝글로리 노트류는 한국제지와 공동 연구 개발한 '모닝노트 플러스'라는 종이를 사용해 제작되고 있다.



모닝글로리가 수십 년간 거래해온 협력사는 노트류 분야만은 아니다. 모닝글로리의 대표 품목인 독도 지우개는 1995년부터 지금까지 대구에 공장을 둔 메모리 상사에서 생산하고 있다. 형광펜과 수정테이프도 각각 라인플러스와 제일제네랄에서 20년 넘게 거래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

'김'이란 단일 품목 하나로 연간 3,000만 달러 이상 수출하는 삼해상사도 협력사와의 끈끈한 우정으로 유명하다. 협력사들과의 돈독한 유대관계는 이 회사의 자랑거리다. 중심에는 '삼협회(삼해상사와 협력하는 모임)'가 있다. 가공 김의 원재료인 물김을 건조해 납품하는 공장 협력사와 함께 친목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1990년 5월 삼협회가 탄생했다. 회원수 11명의 삼협회는 물김의 상태와 완성된 김의 맛 등 상품정보를 공유하며 매년 가을 회의를 하고 김 재배 시기가 끝나는 늦봄에는 여러 나라의 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해외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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