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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디자인역량 강화 나섰다
입력1997-07-21 00:00:00
수정
1997.07.21 00:00:00
이의춘 기자
◎삼성해외 5개본사에 디자인분소 설립/LG수출제품 현지서 디자인 중점추진/대우차·전자 등 2천년까지 10억불 투자/현대매월 국내외 전문가 초청 세미나『독일의 벤츠, 일본의 소니제품은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독특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 반면 우리제품은 가까이에서 봐도 다른 나라 제품과 구별이 잘 안된다. 임시방편의 디자인을 사용했기 때문이다.』(이건희 삼성그룹회장) 「메이드 인 코리아」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디자인부문의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재계에 높아지고 있다. 이는 이건희 회장, 구본무LG그룹회장 등 주요그룹총수를 비롯 배순훈 대우전자회장 등 전문경영인들이 최근들어 한목소리로 디자인경영을 하반기 경영의 핵심키워드로 강조하고 나선데서 잘 드러난다.
디자인경영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현재와 같이 임시방편의 디자인이나 선진제품을 모방해서 만든 제품으론 선진기업의 일류브랜드와 싸워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경영을 선도하는 그룹은 삼성. 삼성은 지난해를 그룹디자인혁신의 해로 선언하고 디자인분야에 1천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50% 늘어난 1천5백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그룹최고경영진들은 삼성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브랜드일류화는 디자인 등 소프트경쟁력강화에 달려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단기디자인경영전략을 보면 연내 일본·미국·싱가포르·중국·영국 등 해외 5개 본사에 디자인분소를 설립하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 해외 디자인분소에서는 현지 유수 디자인연구소와 제휴, 현지전용모델을 위한 디자인을 개발하는 한편 세계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또 현재 30명 규모의 해외 일류디자이너를 50명으로 늘리고 그룹디자인경진대회 등을 통해 본사 디자이너를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임원교육과정에서 디자인프로그램을 신설, 임원들의 디자인마인드를 강화토록 한 것도 특기할 만하다. 그룹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파트너계약을 체결한 것이 디자인의 세계화와 브랜드 일류화를 위한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판단, 디자인경영에 승부를 걸고 있다.
LG는 구회장이 최근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디자인부문의 역량강화를 하반기 경영키워드로 제시함에 따라 그룹차원의 디자인경쟁력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LG전자의 경우 올해 6천억원을 연구개발부문에 투자(20%증가)하고 현지 디자인연구소에서 직접 디자인하는 모델수를 현재의 10%에서 20%로 늘리기로 했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지역과 중동지역에 수출하는 제품은 아일랜드 더블린디자인연구소에서 직접 디자인을 맡도록 하는 등 디자인의 현지화를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또 현재 미국·유럽·일본 등 4개지역에 설치된 디자인연구소를 오는 2005년까지 미주·아주지역에 추가로 설치하여 글로벌디자인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대우그룹은 자동차와 전자를 중심으로 디자인의 현지화와 세계화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배전자회장은 요즘 디자인의 현지화와 글로벌화를 위한 투자를 강조하며 관련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해외 현지제품개발 능력을 확충하고 첨단가전제품 개발을 위해 오는 2000년까지 디자인분야에 모두 1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일본 후쿠오카·프랑스 메츠·미국 뉴저지 등 선진 7개국에 종합디자인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오는 2001년까지 해외공장이 있는 20개지역에 제품별 연구소를 운영키로 한 것도 주요한 계획이다. 자동차의 경우 영국의 워딩연구소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연구소, 부평 자동차연구소가 3각축을 형성하며 자동차디자인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현대그룹은 자동차·전자 등 계열사들이 자율적으로 디자인경쟁력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디자인분야에만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1백60억달러를 투자, 선진수준의 디자이너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매월 국내외 디자인·패션·사진 등 디자인관련 전문가를 초청하여 세미나를 열어 디자이너의 경쟁력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영국의 로열 칼리지 오브 아트(왕립미술대학), 미국의 아트센터등 해외전문디자인연구소에도 올해 9명을 파견, 선진디자인 습득에도 주력하고 있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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