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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5월 4일] 독일 국민 설득, 메르켈의 역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 재정위기의 초기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유로존의 해결책을 마련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됐다. 메르켈 총리가 지난해 큰 지지를 얻으며 재선에 성공한 덕분에 독일 국민을 설득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지금까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대신 두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독일 외부에서는 그녀가 신속한 결단을 내리지 못한 탓에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반면 독일 내부에서는 보수 정치권을 중심으로 어떠한 종류의 금융지원에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 지원을 머뭇거린 가장 표면적 이유는 오는 9일 실시되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선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박빙의 흐름이어서 기독교민주당(CDU)과 자유민주당(FDP) 연립정권은 이 지역에서 다수당의 입지를 잃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독일 상원에서 CDU-FDP 연정의 지위도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의 선거가 그리스 지원을 가로막은 결정적 이유는 아닌 것 같다. 메르켈 총리가 지원을 주저한 이유는 다른 데 있을 것이다. 먼저 메르켈 총리와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 사이에 지원안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입장차이가 있었다. 쇼이블레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개입을 반대했지만 메르켈 총리는 다른 대안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리스 지원이 늦어진 가장 결정적 이유는 독일 국민에 있다. 메르켈 총리가 국민에게 수십억유로 지원의 불가피성을 설득시키는 일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여론조사 결과 독일 국민의 3분의2가 그리스 구제안에 반대하고 있다. 독일 국민들은 그리스가 외부지원이 아닌 강력한 긴축계획을 실시해야 살 수 있고 유로존의 운명도 지속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여기에 그리스 지원이 독일 헌법에 반할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된 점도 메르켈 총리의 입지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됐다. 그리스 구제금융안은 결국 타결됐다. 이에 따라 지원안의 반대 목소리는 더 커질 수도 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 지원이 옳다는 확신을 갖고 독일 국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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