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가 집계한 올해 대학 졸업생은 지난해보다 12만명 늘어난 699만명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2년 140만 명에 불과하던 중국의 대졸자는 10년 만에 5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기업들의 대졸 채용은 예년보다 줄었다. 신화통신이 2월 기준으로 500대 기업의 올 졸업시즌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평균 1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슝이즈 칭화대 취업센터 주임은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글로벌 경제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는 2009년 이후 대졸 취업준비생에게 가장 가혹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졸 취업난은 외자기업들이 집중된 지역에서도 심각하다. 올해 17만8,000명이 대학을 졸업하는 상하이의 경우 10일까지 44.4%의 졸업생만 취업을 확정한 상태다. 특히 외자금융 기업에 주로 취업하는 유명 대학의 상경ㆍ법정ㆍ어문 계열 졸업생의 취업률은 30%에도 못 미친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대졸 취업이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경기둔화로 채용이 줄어드는 가운데 급격하게 올라간 대학 진학률이 취업난을 부추겼다. 중국은 2009년 대학 진학률이 30%를 넘어섰고 오는 2020년에는 40%를 넘어설 예정이다. 여기다 산업 구조조정에 따라 경력자들이 채용시장에 쏟아진 것도 대졸 취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들 대졸 미취업자들이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는 만큼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채용규모를 늘리도록 독려하는 한편 농촌교원 및 말단관리인 촌관으로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장쑤성의 경우 대기업에만 집중되는 대졸 취업 준비생을 중소기업으로 유도하고 이들에게 보조금을 따로 지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앙과 지방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도 대졸자의 국유기업행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졸 취업 준비생들은 급여가 낮더라도 여유 있는 직장생활을 원하며 야근과 격무에 시달리는 국유기업에 지원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실제 국유기업 취업 비율은 2010년 23%에서 지난해 13%로 낮아졌고 올해는 10%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국유기업보다는 외자기업 취업을 위해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며 올해 대학원 진학 경쟁률은 3대1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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