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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 “빌렸던 110억원 2000년 총선자금 썼다”
입력2003-08-13 00:00:00
수정
2003.08.13 00:00:00
안의식 기자
민주당이 권노갑 전 고문이 빌렸다고 주장하는 110억원을 2000년 총선자금으로 썼다고 인정하고 나섬에 따라 여권의 총선자금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권 전 고문의 변호인인 이석형 변호사는 이날 “총선당시 돈이 없으면 빌려서 치르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10억원을 모아 민주당에 전달했다”며 “이중 80%는 당에서 갚고, 김영완씨로부터 빌린 10억원과 나머지 20억원은 갚지 못한 것으로 권 전 고문이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문제가 되는 어떤 돈도 당에 유입된 적이 없다”고 주장해온 김옥두 당시 사무총장은 이날 “확인해본 결과 적법하게 입금돼 선거법에 따라 처리됐더라”라며 “일부는 갚고 일부는 갚지 못했으며 변제에 쓰인 돈은 합법적인 후원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당에 돈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권 전 고문이 알고 지인들에게 일부는 차용증을 써주고, 일부는 차용증없이 돈을 빌려 당에 입금했다”며 “모든 것은 선거법 절차에 따라 처리됐고 선관위에 신고했으며, 관련 서류도 있다”고 말했다.
권 전 고문이 현대측으로부터 200억원을 받았다는 검찰 발표에 대해선 “권 전 고문이 빌린 돈은 현대 비자금과는 무관한 돈”이라며 “이익치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훈평 의원은 권 전 고문이 50억원씩, 모두 100억원을 빌린 2명의 인물에 대해 “평생당원 관계”라며 “여러차례 그사람들한테 돈을 빌렸다 갚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끝나기 5일전 빌려 (80억원은) 10여일 정도 있다가 갚았다”면서 “받을 때는 현금으로 받았는지 수표로 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갚을 때는 수표 한장으로 갚았으니 추적하면 다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빌려준 사람을 공개하면 피해를 입기 때문에 2명의 신상을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 `기업인이냐`는 질문에 "50억원을 갖고 있는 개인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완씨에게서 빌린 10억원을 포함해 아직 갚지 않은 30억원에 대해선 "당에서 다 갚게 돼 있는 돈이며 서로 믿는 관계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 전 고문의 자금조성에 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전 인지여부와 관련, 이석형 변호사와 이훈평의원, 김 전 대통령 측은 이날 "투명한 선거를 치르는 사전당부였을 뿐 구체적 사안에 대한 언급이 아니었다"며 사전 인지 사실을 부인했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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