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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은 정책대결의 장돼야(사설)
입력1997-07-23 00:00:00
수정
1997.07.23 00:00:00
대선 레이스가 드디어 막이 올랐다. 신한국당이 이회창후보를 집권당의 대선주자로 선출함으로써 여야는 오는 12월 18일의 대선고지를 향한 대장정에 들어갔다.이로써 이번 제15대 대통령 선거는 신한국당의 이회창 대표를 비롯, 국민회의의 김대중 총재,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 등 3파전으로 압축됐다. 오는 11월 26일 대선후보 등록일까지 야당후보가 단일화되거나 군소정당에서 후보가 출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새 대통령은 이 세사람 가운데서 나올 것만은 틀림없다.
15대 대통령은 우리 헌정사에 있어 역사적인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는 20세기를 마감하고 대망의 21세기를 여는 대통령이다. 또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까이 다가온 통일을 앞당기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현재의 북한 사정으로 보아 통일은 어느날 갑자기 올 수도 있다. 새 대통령의 임기 중에도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다.
따라서 새 대통령의 덕목으로는 비전과 리더십이 요구된다. 통일에 대비할 수 있는 위기 관리능력과 혜안을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 지구촌 시대, 세계가 한 울타리 시장인 국경없는 시대에 걸맞는 인물이어야 한다.
특히 「정글법칙」이 지배하는 요즘의 무한 경제전쟁속에서 대통령은 올바른 좌표를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를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청렴결백해야 함은 물론이다. 전혀 실천 가능성이 없는 공약이나 내걸고 구호만 요란한 후보는 안된다. 우리정치의 고질인 지역감정이나 부추기고 상대방을 비방하는 후보도 자격이 없다.
이번 선거는 여느면에서 선거혁명을 이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우선 후보자 가운데 영남권 출신이 없어 지역대결구도가 어느 정도 희석 됐다. 국민들이나 정치인들도 한보사태 등으로 돈선거에 대한 거부반응이 팽배하다. 재계에서도 정경유착의 폐해를 실감하고 있다.
지금은 우리 경제의 위기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 판국에 또다시 지난 대선때와 같은 돈 선거가 재현된다면 우리경제는 파탄이다. 재벌급 기업들이 부도로 쓰러지고 있다. 증권시장에서는 부도설로 흔들리는 기업들의 이름이 추가로 거론되면서 주식시세가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봄에 이어 또 한바탕의 감원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샐러리맨들에게는 올 여름이 「무덥고 지루한 여름」이다.
이제 국민들의 정서도 과거와는 달리 정당의 정책에 귀를 기울이는 쪽이다. 이번 선거는 정책대결의 장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TV토론이 효과적이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대중동원보다 훨씬 낫다. 완전한 선거 공영제도 생각해볼 때다.
새 대통령은 결국 국민이 뽑는다. 국민이 21세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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