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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병장교 전쟁영웅인가 살인마인가

10년전 걸프전에 참전해 사선을 넘나 든 것으로도 모자라 전역후 재입대를 자원해 다시 이라크 전쟁터를 찾은 미국 해병대원이있다. 애국심 있는 미국인들에게 `영웅'으로 칭송받기에 충분한 이 역전의 용사가 이라크인들을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자 그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미국 전역이 떠들썩하다. 미국 언론이 6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TVㆍ영화 프로듀서인 일라리오 폰타노(33)씨는 지난 2000년 9월11일 맨해튼에서 테러범들이 납치한 여객기를 세계무역센터(WTC)에 충돌시키는 현장을 본 뒤 재입대를 결심했다. 이미 10년전 해병대 병장으로서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그였다. 전쟁의 위험을 누구보다도 잘 알아는 터였지만 테러 현장을 보면서 솟구친 격정과 애국심은 폰타노씨로 하여금 안정된 직장과 맨해튼 중심가의 아파트, 임신한 아내와 두살배기 아들을 뒤로 한 채 해병대 훈련소를 다시 찾게 만들었다. 지난해 3월 이번에는 해병대 소위이자 소대장으로 이라크 전장을 다시 찾은 그는 8개월간에 걸친 `수니파 삼각지대'와 팔루자의 숱한 전투에서도 살아 남았다. 폰타노 소위는 그러나 이라크가 아닌 본국의 법정에서 가장 곤혹스럽고도 가장 위험한전투를 치러야 하는 신세가 됐다. 무장하지 않은 이라크인 두명을 살해한 혐의로 고발돼 기소됐기 때문. 그에게 적용된 `계획살인' 혐의가 인정되면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부하 병사의 진술을 토대로 군검찰이 작성한 기소장은 폰타노 소위가 지난해 4월15일 바그다드 인근 마무디야의 저항세력 은거지로 추정되는 건물을 수색하던 중차량을 타고 빠져나가던 이라크인 두명을 내리게 한 뒤 `처형하듯이' M16 소총으로쏴 살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폰타노 소위는 전혀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무기가 은닉돼 있는지를살피기 위해 이라크인드에게 의자를 뒤집어 보라고 했으나 이들이 아랍어로 서로 뭔가를 이야기하다 갑자기 달려드는듯한 자세를 취해 위협을 느끼고 `자위' 차원에서총을 발사했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들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병장의 진술이 검찰기소의 유일한 근거지만 이 병사는 폰타노 소위가 분대 지휘권에서 배제한 데 불만을 품고 있었으며 두달간이나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다 뒤늦게 보고했다는 점에서그 동기에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현장에는 폰타노 소위와 병장 이외에 의무병 한명이 같이 있었지만 객관적으로 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는 의무병은 총격이 이뤄지는 순간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진상 규명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폰타노 소위의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그의 가족, 친지들은 물론 동료해병대원들과 걸프전 참전용사들이 중심이 된 제대군인들은 "일신의 안녕을 포기한채 국가를 위해 위험한 전쟁터를 자원해 찾아간 영웅을 불확실한 고발에 근거해 죄인 취급할 수는 없다"고 그에 대한 지지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의 어머니 메리 폰타노씨는 "내 아들은 결코 희생양이 돼서는 안된다"면서 그의 구명을 위한 인터넷 모금운동에 나섰다. 뉴욕지역의 일간지들 다수는 고교시절 일화까지 들춰가면서 그의 `영웅적인 면모'를 부각하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일부 신문은 사설이나 칼럼을 통해 그에 대한기소의 부당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온라인 신문 월드넷데일리의 존 파라 발행인은군 수뇌부에 "폰타노 소위에게 사과한 뒤 무공훈장을 수여하고 그를 기소한 군 검찰관계자를 파면하고"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 검찰은 공소유지를 자신하고 있으며 일부 네티즌들은 "그의 애국심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무고한 인명을 살해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한 웹사이트는 폰타노 소위가 참수된 합성사진을 게재했고 그의 구명운동을 위한 웹사이트는 외국에서 가해진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에의해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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