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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선물이 바뀐다

09/17(목) 18:53 「라면·계란에서 설탕·세탁비누·스타킹을 거쳐 100만원대 수입양주, 영광굴비까지」. 지난 40년간 추석선물이 변해온 모습이다. 신세계백화점이 그동안 발행한 추석 선물 카탈로그에 실린 상품과 매출동향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선물은 경제발전 및 생활수준에 따라 확연한 획을 긋고 있다.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설탕·맥주·다리미·스타킹 등이 60~70년대만 해도 최고의 인기품목이었던 것처럼 선물품목은 그 시대의 거울이다. 올해는 「거품」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날개돋힌듯 팔려나갔던 100만원을 웃도는 고가선물은 주춤한 반면 2만원대가 주류를 이뤄 IMF관리체제이후 위축된 소비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50년대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은 일부 계층에 국한됐으며 하더라도 가까운 친척이나 윗사람에게 수확한 농축산물을 인사표시로 전해 준 것이 고작이었다. 선물로는 계란·찹쌀·고추·돼지고기 등이 주류를 이뤘다. ◇60년대 60년부터 신문광고 집행과 함께 백화점이 1장짜리 카탈로그를 제작, 배포하는 등 추석을 판촉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가장 기본적인 식생활을 충족시켜 주는 밀가루·쌀·계란·토종닭이 주종을 이루면서 라면·설탕·조미료·세탁비누 등의 일부 공산품이 가미됐다. 맥주 한상자, 커피 1파운드, 세탁비누 30개세트, 석유곤로, 양복지 등 추석선물이 상품화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설탕과 조미료·통조림이 부유층 사이에서 고급선물로 큰 인기를 끌었다. ◇70년대 산업화의 진전으로 경공업제품이 속속 출현하면서 선물패턴도 식생활에서 생활관련 제품 위주로 획기적으로 변했다. 화장품·여성속옷·과자·양산 등이 선물세트로 본격 판매됐으며 품목도 60년대의 100여종보다 훨씬 늘어난 1,000여종에 달했다. 다이알 비누, 화장품, 반달표 스타킹이 여성들에게 최고의 선물이었으며 동서식품의 맥스웰 커피세트도 다방문화가 확산되면서 각광받았다. 라디오·흑백TV와 연필·가방 등의 학용품이 선물품목에 포함된 것도 이 시기였다. ◇80년대 제품이 고급화, 다양화하는 한편 식품이 선물로 급성장한 것이 특징이다. 정육·과일·참치·통조림과 함께 넥타이·지갑벨트·스카프·와이셔츠 등의 신변잡화용품이 선물로 자리잡으면서 품목이 3,000여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80년대 중반이후에는 인삼과 꿀·영지 등 건강식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건강을 돌이켜보는 여유를 갖게 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90년대 고가제품과 실용적인 중저가 상품으로 양극화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신변잡화류 및 취미생활 관련 제품이 인기를 모은 가운데 「자연산」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양송이·더덕 등이 각광을 받았다. 또 94년부터 발행된 상품권이 가장 대중화된 선물로 자리잡았으며 정육·갈비 및 과일류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 있다. 96년, 97년에는 130만원을 호가하는 수입양주 「레미 마르탱」과 100만원짜리 영광굴비등 호화선물도 없어 못팔 정도였으나 IMF이후 할인점 뿐만 아니라 백화점에서도 2만원정도의 저가선물세트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문병언 기자】 <<'마/스/크/오/브/조/로' 24일 무/료/시/사/회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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