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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싣고 달린 F1코리아 '끝내 펑크'

기업 스폰서 전혀 없어 4년 누적적자 1,910억<br>영암 내년 대회 제외ㆍ지역 여론 등 부정적… 2015년 재개도 쉽잖아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떠안고 불안한 질주를 계속하던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에 '펑크'가 났다. 일단 내년 대회를 열지 못하지만 오는 2015년 재개도 쉽지 않아 보인다.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세계모터스포츠평의회(WMSC) 총회에서 발표된 F1 2014시즌 일정에서 한국(전남 영암)과 미국·멕시코 3개 그랑프리가 최종 제외됐다. 지난 2010년을 시작으로 7년간 열릴 예정이던 코리아 그랑프리가 세 차례 대회를 남기고 멈춰선 것이다. 이미 올림픽에 이어 월드컵까지 치른 한국이 F1 개최지로 선정될 때만 해도 기대가 컸지만 문제는 서울에서 약 360㎞ 떨어진 경주장 입지였다. 전라남도는 F1을 선봉에 내세워 서남권 개발의 큰 그림을 그렸지만 대회 중단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 7년간 열린다던 코리아 그랑프리, 4회 치르고 스톱

최대 골칫거리는 돈이었다. 코리아 그랑프리는 첫해인 2010년 725억원, 이듬해 598억원 등 4회째를 치른 올해까지 누적 적자만 1,910억원이다. 정부의 F1 지원근거가 명시된 'F1 특별법' 개정안이 올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문제는 기업 스폰서십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1985년 대회부터 스폰서와 손잡은 호주 그랑프리의 경우 29년 동안 기업 스폰서십 없이 대회를 치른 적이 한 번도 없다. 2010년부터 3년간 칸타스항공이 타이틀 스폰서였고 올해 열린 대회부터는 롤렉스가 전면에서 후원하고 있다.

 대회를 열 때마다 세 자릿수 적자가 불가피한 전남도의 경우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F1 대회 운영사인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와의 개최권료 협상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애초에 확률이 낮았다. 4,373만달러에서 시작한 개최권료를 앞서 두 차례 깎아줬던 FOM은 2,000만달러로 더 낮춰달라는 전남도의 요구에는 움직이지 않았다. 다른 개최지들과의 형평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런 가운데 FOM은 최근 2014시즌 일정을 잡으면서 일방적으로 코리아 그랑프리를 4월로 전진 배치하기도 했다. 개최권료 협상을 놓고 FOM과 전남도 사이에 마찰이 심각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올 10월 대회를 끝내고 불과 6개월 만에 다시 대회를 개최하기가 물리적으로 어려운 전남도는 난색을 표했고 결국 2014시즌 일정에서 제외되는 유탄을 맞았다. BBC는 5일 "한국 내에서도 외진 목포 근처에 지어진 F1 경주장은 불운한 4년을 마무리하게 됐다"며 "지방정부는 경주장 인근에 새로운 도시를 지을 계획이었지만 돈이 없다 보니 개최권료를 낮춰달라는 요구만 계속했다"고 꼬집었다. 정부 당국도 이에 대해 뚜렷한 대책을 갖고 있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코리아 그랑프리는 정부가 승인하는 대회가 아니었다. 국회 특별법에 의해 지원되는 대회였다"며 "문체부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을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 이참에 아예 접을 수도

한 해를 쉰 뒤 2015년부터 대회를 재개한다는 게 전남도의 계획이지만 안팎의 사정이 녹록하지 않다. 박준영 전남지사의 임기가 내년 6월로 끝나 추진동력을 사실상 잃을 수밖에 없는데다 차기 전남지사 후보들이나 지역 여론이 만성 적자인 F1 개최에 다소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손을 떼기도 조심스럽다. 7년 개최 계약조건을 지키지 못할 경우 국제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F1은 낙후된 전남을 전세계에 알리는 순기능도 많았다"며 "향후 대회 개최에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롱런을 위한 보다 튼실한 밑그림을 이번 기회에 그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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