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원유 및 천연가스 인프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MLP(Master Limited Partnership·마스터합자회사)펀드가 초저유가에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한화자산운용의 '한화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자투자회사(인프라-재간접형)'펀드의 3개월 누적수익률은 -16.01%(이하 A클래스 기준)이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미국MLP특별자산자투자신탁(오일가스인프라-파생형)'펀드 역시 -14.77%의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설정된 MLP펀드 6개에서 3개월간 이탈한 자금은 약 225억원에 이르며 지난 한 달 동안 64억원이 빠져나갔다.
연 10%가량의 안정적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던 운용사들의 설명과는 판이한 성적이다. MLP펀드는 지난해 1월 첫선을 보인 이래 원유·천연가스 생산에 꼭 필요한 탐사·채굴·운송·저장·정제 등의 인프라 자산 기업에 투자할 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배당금도 지급한다는 점에서 안정적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로 주목을 받아왔다.
MLP펀드의 저유가 국면의 장기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유가하락으로 원유 생산량도 감소할 수 있으며 이는 원유 인프라 사용량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MLP펀드가 투자하는 종목들의 주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MLP펀드의 일종인 '북미생산유전고배당'펀드를 운용 중인 KB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S&P500 오일·가스지수 등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지수들이 모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과 높은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06.91달러까지 올랐던 WTI는 14일 현재 배럴당 42.50달러다. 올해 6월 한때 배럴당 60달러선을 넘기며 반등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다시금 배럴당 40~50달러 사이에서 주저앉은 상태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측의 한 관계자는 "MLP펀드가 투자한 개별 종목의 배당금 지급현황 등 펀더멘털을 살펴보면 상황이 나쁘지 않으나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다"며 "글로벌 경제상황이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적 문제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