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환율 직격탄으로 현대자동차와 LG전자ㆍ포스코 등이 저조한 실적을 나타낸 데 이어 25일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과 기아자동차 등도 원화 강세에 발목이 잡혔다.
SK이노베이션은 3ㆍ4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15조8,582억원, 영업이익 3,826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이 14.1% 줄고 영업이익은 56.7% 감소한 수치다. 올 2ㆍ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3.1% 줄었다.
실적부진에는 환율 하락에 따른 석유사업부문의 침체가 주요했다.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석유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SK에너지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한 133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그나마 화학사업분야가 올레핀ㆍ아로마틱 제품의 마진 축소에도 불구하고 정기보수 종료에 따른 판매 증가로 영업이익 2,186억원을 달성한 것이 위안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석유사업이 부진을 보였고 다행히 비정유사업의 선전이 석유사업의 부진을 만회했다"며 "4ㆍ4분기 역시 경기상황을 낙관할 수는 없으나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기아자동차 역시 노조 파업 외에도 환율 하락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이 됐다. 3ㆍ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나 감소한 6,96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매출은 0.1% 증가한 11조6,339억원을 보였다.
이에 대해 기아차는 3ㆍ4분기 노조의 부분파업이 있었지만 지난해 3ㆍ4분기에 올해보다 더 오랫동안 파업이 진행된 것을 감안하면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탓이 컸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아차는 현대차에 비해 해외 공장이 적어 환율 변동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구조다. 4ㆍ4분기 역시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경영환경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기도 3ㆍ4분기에 매출 2조1,182억원, 영업이익 1,64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 영업이익은 11% 감소한 것이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 26%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 저조는 PC 및 TV 시장의 성장세 둔화에다 환율 하락이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밖에도 삼성SDI 역시 환율 하락 등으로 올 3ㆍ4분기 영업이익이 291억8,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6.3%나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3.7%, 89.6%씩 감소한 1조2966억원, 1250억원으로 집계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