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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동준의 PB라운지] 유동성확보
입력1999-03-28 00:00:00
수정
1999.03.28 00:00:00
「시중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클 때에는 채권이나 예금 같은 확정금리상품에 장기로 투자하라」 「물가가 치솟아 돈 가치가 떨어질 때에는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이 최고다」 이런 몇 가지 이야기는 이미 보편화된 재테크 상식중의 하나다. 그러나 이런 재테크의 이면에는 항상 함정이 있다. 바로 유동성 부족, 즉 현금이 모자라 곤란에 처할 위험 내지는 다른 투자를 하지 못해서 겪을 수 있는 투자기회의 상실 위험이 그것이다. IMF 초기보다는 우리나라 경제가 위기를 많이 극복한 상황이고 그래서 외국의 국내 투자도 많이 늘어난 상황이지만 아직 완전하게 체력을 회복하지 못한 현실을 고려할때 현금 확보의 중요성은 여전히 크다고 판단된다.◇현금 부족으로 겪을 수 있는 어려움
재산이 많아도 정작 현금이 별로 없거나 또 현금이 풍부하더라도 환금성이 떨어지는 장기금융상품에 대부분 투자돼 있는 경우 현금 부족으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첫번째는 당장 긴급한 자금수요가 발생한 경우 재산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비싼 이자를 물어가면서 대출을 받거나 부동산 등을 헐값에 팔아야 한다. 가령 사업하는 사람이 일시적인 현금 부족으로 IMF초기에 가입한 연 18% 2년만기 정기예금을 담보로 연12%로 대출을 받거나 중도해지, 18%가 아닌 9%정도의 이자를 받아야 한다. 또 많은 재산을 상속하는 경우 상속재산이 대다수 부동산이라면 정작 세금을 낼 돈이 없어 부동산을 싼 가격에 처분하거나 약 연 11%의 이자율로 세금을 나누어 내야 한다
두번째는 새로운 투자기회가 생겨도 투자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지난 해 봄에 부동산 가격이 폭락해서 싸게 부동산을 매입했지만 이후 매매가 수월하지 않은 경우에는 지난해 12월이나 지난 2월 주식투자로 이익을 볼 기회를 잃은 것이다.
그러나 만약 IMF 초기에 보유자금의 일부는 장기확정금리상품에 투자하고 일부는 단기로 투자한 경우는 고금리 투자의 장점을 살리면서 단기투자자금은 주식 등 저평가된 자산에 대한 투자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번째는 가치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IMF 초기에는 짧은 기간동안 금리가 급상승해서 중도해지에 따른 불이익이 큰 신탁이나 금리 급등시 중도해지가 어려운 채권에 자금이 묶인 경우 고금리 투자가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아직도 유동성은 중요하다
최근 주가는 오르고 부동산은 주택분양시장을 중심으로 활기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현실을 고려할 때 경기부양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반가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고려해야 하는 것은 바로 유동성부족에 따른 투자실패 가능성이다. 아직 우리나라 경제가 완전한 회복국면에 진입했다고 확신하기에는 대내외적인 여건이 완전히 무르익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몇 가지 요소가 있다는 점에서 재산과다를 막론하고 누구나 어느 정도의 현금재산은 보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은 대체적으로 밝고 필자 또한 여러 차례 이 지면을 통해 주식관련상품에 대한 투자를 권유해왔다. 다만 미국경제의 침체 가능성, 기업구조조정의 지연 가능성, 금융기관 수익성 축소 가능성, 유가상승 등 그 동안 안정세를 보여왔던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 등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돌발변수가 여전히 있다. 주택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투자 또한 실수요자나 장기적인 투자가치를 기대하고 충분한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은 무난하다고 본다.
다만 최근 주택시장의 활기는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지난 해까지의 주택경기 지원정책이 실수요자 중심의 지원대책이었다면 금년부터는 분양권 전매 요건의 완화, 청약제도의 완화 등 초과 수요에 대한 지원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다.
결국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증가에 기인한다기 보다는 풍부한 유동성을 통한 저금리현상 등에 기인한 바가 크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역발전가능성, 풍치, 편의시설 등을 고려해서 투자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올들어 우리나라 경제가 회복국면을 보이고는 있지만 재고조정이나 특정산업의 생산증가에 원인이 있고 아직 구조조정과정에 있는 가운데 세계경제 변화의 영향권 내에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늘 자산가치의 변동이 심한 주식투자나 한번 투자하면 투자자금이 상당기간 묶이는 부동산 투자는 여유자금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기왕이면 환금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투자대상을 선택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환금성이 좋은 상품은?
일단 금융상품에 있어서 저금리현상이 지속되고 단기적으로 추가인하의 가능성 또한 있지만 그 인하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단기투자가 바람직하고 설사 중장기투자를 하는 경우에도 정기예금이나 신탁에 비해서는 공사채형 수익증권이 중도환매 조건이 좋은 편이다.
주식관련상품에 있어서는 직접투자의 경우 대형주가 소형주보다 환금성이 좋고 간접투자상품은 수익증권이 환매절차 자체는 편리하지만 중도해지에 따른 실익을 뮤추얼펀드와 직접비교하긴 어렵다. 마치 공사채형수익증권의 중도해지조건과 채권의 중도매각조건을 비교하는 것과 유사하다.
부동산의 경우는 주택이 일반부동산보다 환금성이 뛰어나고 주택을 분양받는 것이 분양권 전매조건의 완화로 기존 주택을 직접 매입하는 것보다 환금성이 뛰어나다. 【동양종금 PB팀장·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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