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업의 ‘역할 모델’ 찾자

중학교 재학시인 14살때 다쳐 실명한뒤, 말할수 없는 어려움과 절망을 이겨내고 성공한 강영우 박사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재활의 귀감이 되고 있다. 강 박사는 미국은 물론 세계 명사 사전에 실려 있을뿐 아니라,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의해 백악관 직속 장애인 재활부문 정책 차관보로 발탁돼 일하고 있다. 강 박사가 절망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비슷한 처지에서 역경을 극복한 선배나 명사 중에서 `역할 모델(role model)`을 찾아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 것이라고 한다. 그는 대학시절엔 앞이 보이지 않은 비슷한 역경에서 영국에 유학해 대학교수로 성공한 일본의 이와하시 다케오 박사를 역할 모델로 삼았다. 그는 다케오 박사를 한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희망과 용기를 갖고 장애를 극복하는 스승으로 삼았던 것이다. 어려서 소아마비에 걸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헬렌 켈러 여사를 역할 모델로 삼아 미국 역사에 위대한 대통령이 된 것도 비슷한 이야기다. 개인과 국가가 성장과 발전을 이룩하려면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역할모델이 필요하다. 위인이나 존경하는 선배에게서 역경을 이겨 나가는 지혜와 용기를 배우고, 성장과 발전을 이룩한 과정을 벤치 마킹해서 효율적인 접근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성공한 기업이나 기업가에게서 역할모델을 찾아 그들의 노력을 좇다 보면 당면한 역경을 헤쳐나갈 희망과 용기를 갖게 되고, 기업성장의 패턴이나 성장 구도를 벤치 마킹할 수 있다. 오늘날 세계적인 명성과 대단한 사세를 누리고 있는 회사일지라도 지금에 이르기까지 말할 수 없는 역경을 거쳤다. 회사 경영에 어려움이 발생할 때 선배 기업가에게서 지혜와 용기를 배우고, 이를 위한 역할 모델을 찾는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 미국 경영대학원(MBA)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어느 설문조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버크 해서웨이의 워렌 버핏 회장이 꼽혔다. 대통령이나 교황과 같은 정치ㆍ종교계의 최고 지도자나 마하트마 간디와 같은 사상가를 존경했을 법한데, 미국 대학원생들은 보수적인 투자가를 마음속의 역할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이다. 버핏 회장은 금년 72세로 세계 2번째 부자로 알려져 있다. 그의 말은 경제 활동을 하는 모든 이에게 영향을 미칠 만큼 강력하고, 그의 생각은 미국 경제의 지도를 그릴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있어 미국 자본주의의 수호자로 불리고 있다. 정보기술(IT) 붐이 달아오를 때 거품이 꺼질 것을 조심해야 한다는 그의 경고는 2000년 이후 불황을 겪으면서 더욱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의 많은 최고경영자(CEO)가 가장 지도를 받고 싶어하는 기업가들의 역할모델로 알려져 있다. 화제를 한국으로 돌려 후배 기업인들에게 역할모델이 돼줄 기업인이 있는가를 자문해보자. 한때 현대의 정주영 회장과 대우의 김우중 회장이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고, 자라나는 다음세대의 역할모델로 거론되기도 했었다. 소떼를 몰고 방북했던 정 회장은 농사군의 아들로 태어나 맨몸에서 제일의 기업가로 성장한 입지적인 일생과 창업한 기업의 내용이 국민의 존경을 받기에 충분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했던 김 회장도 수출 주도로 성장했던 한국 경제의 상징적 기업인이었고, 한때 많은 젊은이의 희망과 꿈이었다. 그러나 외환 위기 이후 두 기업이 엄청난 어려움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 두 기업인에 대한 존경심에 큰 상처가 났고, 이젠 어느 누구도 이들을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나아가 기업인의 역할 모델로 생각하기 어렵게 되었다. 존경할 선배가 있고, 배우고 따라갈 역할모델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강 박사의 경우에서 알 수 있다. 몇 년째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장래는 어려움을 극복하며 열심히 노력하는 젊은 기업가들의 손에 달려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젊은 기업인들은 큰 뜻도 펴보지 못하고, 시련에 봉착하기 쉽다.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역할모델이 될 선배 기업인은 정말 없는 것일까. 한국 사회의 모든 분야에 해당되는 주제이지만, 우리에게는 국가적인 원로가 드물고, 존경하고 숭배할 선각자도 찾기 어렵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한국에선 존경과 숭배를 받는 분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때 존경을 받는 인사가 있다 해도 어떻게 해서든지, 그에 관한 부정적인 내용을 찾아 깎아 내리고, 매도하는 한국의 사회풍토가 있기 때문에 역할 모델이 없는 게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있을 수 없다. 선각자를 발굴해서 크게 부각시키고,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배우고 따라가도록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일단 그런 대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존경할 만한 기업과 기업인을 두루 찾아 정리하는 사업을 기획, 신세대 기업인과 후세대에게 소개하고, 그들의 역할모델을 제시하는 노력을 한번쯤 시도해볼 만하지 않을까. <김영만 주미 한국상의 명예회장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