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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속에서 건진 고려 왕씨 가문 족보

북한의 대중잡지 `천리마' 6월호가 고려 왕씨가문의 족보와 옥새가 공개된 사연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이 잡지에 따르면 1992년 개성시당에 `왕명찬'이라는 노인이 찾아와 책임간부를 만나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왕 노인은 "고려시조 왕인 왕건의 자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수백년동안대대로 보관해 내려오는 가문의 족보와 왕의 옥새가 있으며 협동농장에서 작업반장을 하는 조카에게도 가문의 족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왕 노인은 족보와 옥새를 공개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왕 노인은 광복 후 노동당 시대를 맞아 봉건왕의 가문이라는 떳떳지 못한 과거사로 인해 조상대대로 내려온 족보와 옥새를 드러내 놓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성미 급한 아들이 "우리 시대에 와서 무슨 족보타령인가"라며 족보를 불 속에 던져 버렸다. 왕 노인의 아내가 소리치며 달려나와 불 속에서 책을 건져냈으나 이미 3권은 재가 되고 말았다. 그러던 차에 김일성 주석이 개성의 왕건릉을 방문하고 능을 복원하라고 지시했으며 왕 노인은 이에 감격하고 가문의 족보와 왕의 옥새를 나라에 기증하게 된 것이다. 북한 학자들은 이 족보를 검증한 결과, 1798년 새로 간행한 것으로 확인하고 그이후에도 수차례 간행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잡지는 "왕씨 자손들은 세월의 흐름과 모진 고난 속에서도 수백년간 가문의 족보와 옥새만은 목숨으로 지키면서 후대와 후대를 거쳐 전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 왕씨 가문의 족보와 옥새는 평양에 있는 조선중앙역사박물관에 국보로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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