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엠네스티는 올해를 ‘한국의 사형제 폐지를 위한 집중 캠페인의 해’로 선정했다. 국회에서는 사형제 폐지를 위한 법안 심의에 앞서 오는 4일 공청회를 연다.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력도 사형제 폐지를 위해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물론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 책은 살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분노를 떨치고 가해자를 용서한 뒤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는 유가족 열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살인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은 당사자들이 구하는 용서 이야기는 그 누구의 말보다 감동적이고 설득력의 폭이 넓다. 열 명의 유가족은 모두 미국의 사형 피해자 유가족 모임인 MVFR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이들은 용서를 통해 상처가 치유되는 경험을 한 뒤 아무리 추악한 살인을 저지른 이들이라도 회개의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정신 지체자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자신도 죽음 직전까지 내 몰렸던 수잔 보슬러는 “살해범에 대한 복수심과 증오를 품고 있다면 한 순간도 그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고 말한다. 할머니를 죽인 미성년 소녀가 사형당해 마땅하다고 여겼던 빌은 어느날 돌아가신 할머니라면 자신을 죽인 여자 아이를 용서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미움이 연민으로 바뀌는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들 열 사람의 인터뷰를 통해 유가족이 혼란과 갈등, 복수의 감정 등을 어떻게 헤쳐 나왔는지, 용서를 통한 치유의 경험이 어떠했는지, 용서와 화해 이후 이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육성을 통해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