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졸음 방지용 껌 값 3억원.’ ‘발매된 종이승차권 무게 8톤 트럭 1,538대.’ 오는 22일 승객 300억명을 돌파하는 서울 지하철 1~4호선의 진기록들이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16일 “지난 74년 8월15일 1호선을 개통하며 시민의 발로 33년간 달려온 서울 지하철 1~4호선이 22일 승객 300억명을 돌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민 지하철 3,000번 탔다=서울메트로에 따르면 300억명 돌파는 서울시민 모두가 지하철을 3,000회 정도 이용했음을 의미한다. 300억명은 세계 인구의 5배에 해당하며 300억명을 1m 간격으로 줄을 세울 경우 지구를 750바퀴 돌고 지구와 달 사이를 39회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지하철 1~4호선의 현재 하루 총 주행거리는 평균 6만2,000㎞로 하루 총 주행거리가 3,000㎞에 불과했던 개통 당시와 비교하면 21배에 달하는 거리를 운행하고 있다. 개통 첫해 승객은 하루 평균 23만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하루 397만명을 수송하고 있다. 기본운임도 개통 당시에는 30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0배가 인상된 900원을 받고 있다. ◇승무원 졸음방지 껌 값만 3억원=승객 300억명을 돌파하는 서울메트로는 33년의 짧은 역사 속에서도 다채로운 기록을 남겼다. 지금은 교통카드 사용량 증가로 사라지고 있는 종이승차권은 무려 148억장이 발매됐다. 이를 무게로 따지면 1만2,303톤으로 8톤 트럭 1,538대분에 달하는 분량이다. 서울메트로는 또 전동차 운행 중 승무원의 졸음을 방지하기 위해 96년부터 하루 평균 235통의 껌을 지급해왔다. 지금껏 지급된 껌이 백만통에 달해 ‘껌 값’만도 3억원에 가깝다. 개통 이후 사용해온 전력량은 총 191억kW. 국내 세대별 월 평균 전력 사용량이 360kWh 정도임을 감안하면 일반가정에서 367만년 동안이나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300억명 수송 속에 누적된 적자 5조원=서울 메트로는 그러나 만성적인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33년간 누적된 적자가 5조2,82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무임승차 비용 1,106억원을 포함해 1,721억원의 적자가 났다. 메트로의 수송원가를 맞출 수 있는 지하철 적정 운임이 1,245원이지만 현재 지하철 기본운임이 900원인 점을 감안하면 1회 수송당 345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강성 노조였던 서울메트로 노조도 무임승차 비용의 정부지원을 요구하는 등 최근 투쟁보다는 경영참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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