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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자랑에 암기식 답변?… 그런 사람 꼭 떨어지죠"

■ 기업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취업 팁

주관적인 표현 남발도 감점요인… 형용사보단 객관적 수치 제시를



"과잉 의욕·선 넘은 답변 땐 탈락… 직무와 연관된 경험 중시"

취업 과외·스터디에서 익힌 정형화된 답안은 감점 대상

미사여구로 쓴 자소서는 식상… 참신한 콘텐츠가 더 호평 받아

독립성 결여 마마보이도 기피


A회사의 직무면접장. 훌륭한 자기소개서를 써낸 한 지원자는 "제가 B회사에 입사하게 되면…"이라고 말을 시작해 A회사에서 생산하지 않는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줄줄이 늘어놓는다. 워낙 여러 회사에 지원하다 보니 긴장한 상태에서 헷갈린 것이다. 당연히 이 지원자는 탈락했다.

C화학기업에 지원한 취업준비생은 인상적인 경험을 말해보라는 면접관의 질문에 해외연수, 각종 봉사활동, 수상 실적 등을 자랑하듯이 펼쳐놓았다. 결과는 낙방. 업무와 무관한 스펙을 나열하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면접은 자신이 얼마나 이 회사에 맞는 사람인지를 표현하는 '스토리텔링'이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이달부터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일정을 시작한다. 상당수 기업이 스펙 제한을 없애고 자기소개서·인적성검사·면접 위주로 선발 기준을 바꾸면서 창의·열정을 토대로 인재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다 보니 취준생들의 취업준비는 더 난해해졌다. 취준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구체적인 팁을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들어봤다.

◇직무와 관련 없는 스펙 나열 자소서는 '별로'=서류전형에서 영어점수·학교 등의 스펙보다 자기소개서의 비중이 높은 만큼 공을 들여야 한다.

그런데 인사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본도 안 되는 황당한 자소서를 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복붙(복사해서 붙이기) 자소서'를 작성하다 엉뚱한 회사의 이름·로고를 넣거나 기초적인 맞춤법을 틀리면 열의 아홉은 서류전형 단계에서 걸러진다.

특히 직무와 무관한 스펙이나 경험을 나열하는 자소서는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D그룹 인사담당자는 "자소서에도 유행이 있다"며 "한때 히말라야 고산 등산으로 도전정신을 키웠다는 종류의 자소서가 많이 들어왔는데 이런 자소서는 식상한데다 업무 관련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물론 대부분의 대학생이 특별한 인생경험을 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의 경험에서 직무와 연관된 것을 잘 골라 잘 엮어 쓰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자소서도 '스토리텔링'이다.

D그룹 인사담당자는 지난해 유통계열사에 지원한 한 취준생의 예를 들었다. 스펙도 별로고 전공도 맞지 않는 지원자였는데 동대문 의류시장이나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 한 경험을 토대로 유통업에 대한 자신의 적성과 생각을 풀어낸 점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업무 관련 경험을 부각하려고 경험을 과장하거나 심지어 거짓말을 써내면 들통 나게 돼 있다고 인사담당자들은 경고한다.



대기업 인사팀에서 이를 검증하지 않을 것으로 여기면 착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인사팀에서 지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꼼꼼하게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며 "외부기관에서 실시한 마케팅 경진대회에서 수상했다고 적은 지원자가 있었는데 확인해보니 학과에서 상 탄 것을 부풀린 것으로 드러나 떨어졌다"고 말했다.

주관적인 표현의 남발도 감점요인이다.

본인의 장점을 강조하기 위해 각종 형용사·부사 등 미사여구를 동원해 자소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흔하다. GS칼텍스 인사담당자는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곳이기 때문에 숫자가 중요하다"며 "형용사보다는 객관적인 수치, 권위 있는 기관으로부터 받은 상, 데이터를 근거로 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과잉의욕 보이거나 외운 답변 내놓는 면접은 탈락 지름길= 면접은 취업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관문이다. 아무리 자소서를 잘 쓰고 스펙이 좋아도 면접에서 결국 당락이 좌우된다.

인사담당자들이 최악으로 꼽는 면접자는 의욕이 앞서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다.

요즘에는 기업들이 스펙 대신 면접을 강화하면서 1인당 40분~50분씩 이어지기도 한다. 두산그룹의 경우 1인당 두 시간씩 면접을 진행한다. 때문에 거짓말이나 꾸며낸 얘기는 면접 도중 대부분 발각된다.

두산그룹 인사담당자는 "계획적으로 거짓말을 한다기보다 잘 보이려다 보니 의욕이 앞서서 '살짝' 선을 넘는 경우가 있는데 면접관들은 프로다. 결국 드러나게 된다"고 말했다.

일례로 D사 면접에서 한 지원자가 글로벌 인재처럼 보이기 위해 해외 경험이 있는 것처럼 말했다가 면접관의 이어지는 추가 질문에 엉겁결에 거짓말을 보태 결국 들통이 나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한다.

달달 외운 티가 나는 천편일률적인 대답도 탈락의 지름길이다.

최근에는 취업 과외나 스터디(단체 공부)가 성행하고 있는데 여기서 훈련된 정리된 모범답안을 외워서 말하는 게 오히려 감점요인이다. KOTRA 인사팀 관계자는 "한국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을 때 신문에 많이 나오는 내용을 요약해서 외운 답을 읊어 대는 지원자들이 많다. 자기의 생각을 담은 참신한 콘텐츠가 더 호평을 받는다"고 말했다.

회사나 업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면접에 오면 백전백패다. 비슷비슷한 수준의 지원자들 사이에서 진검승부는 업무와 회사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진지한 자세에서 갈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해당 직무에 진지한 관심을 기울였다 싶은 경우는 전체 지원자 수의 10~20% 정도이고 정말 인사이트가 있는 지원자들은 1~2%다. 이 안에 들면 합격한다"고 말했다.

독립성이 떨어지는 마마보이·걸들도 기피대상이다. 요즘에는 대학생 학부모 모임까지 만드는 헬리콥터 맘들이 활약한다. 지원자의 부모들이 면접장 밖에서 대기하거나 회사에 전화해 면접일정이나 합격여부를 묻는 경우도 많아졌다. 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왜 우리 아들이 떨어졌냐며 항의성 전화를 하는 부모들이 종종 있다"며 "우리끼리 떨어뜨리길 잘했다고 뒷얘기 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또 면접장에서는 친절한 척 했다가 대기실에서는 성질을 낸다거나, 다리를 떨며 앉아 있는다거나 하는 등의 본색을 드러내면 면접 진행요원들이 눈여겨 본다. 이들도 인사팀 관계자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복장도 지원하는 기업 분위기에 맞게 입어야 한다. 여전히 대기업들은 보수적인 분위기라 깔끔한 정장을 원하는데, 가끔 너무 '편안한' 복장을 하고 나타나는 면접자도 있다고 한다. LG그룹 관계자는 "면접 자리인 만큼 가급적 정형화된 복장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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