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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골프장' 만든다

'인터넷 골프장' 만든다2002년 여름, 휴가를 떠난 김 회장은 가족과 함께 라운드에 나섰지만 회사일이 계속 신경쓰인다. 이제 내릴 때가 된 듯한 주식도 팔고 싶어졌다. 티 샷을 마친 김 회장은 서둘러 카트를 타고 컴퓨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아들이 티 샷을 하는 동안 회사 임원들을 불러내 화상회의를 열었고, 이제 막 머리를 올린 딸과 부인이 레이디 티로 걸어가 티 샷하는 동안 거래 증권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매도 주문을 내고 여유있게 시세를 살펴보기까지 했다. 마음이 가뿐해진 김회장은 세컨 샷을 멋지게 핀에 붙여 버디를 했다. 물론 이 이야기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르면 내년 여름, 늦어도 내후년 봄쯤 미국 뉴 햄프셔의 뉴 잉글랜드 골프클럽에 가면 실제로 이런 일을 경험할 수 있다. 18홀 코스 어느 곳에서든 초고속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최첨단 「온라인 골프장」이 건설되고 있기 때문이다. 뉴 햄프셔 남동쪽의 그린랜드라는 작은 마을에 자리잡을 예정인 뉴 잉글랜드 골프클럽은 6명의 공동설립자들이 자본을 모아 부지매입및 부대 작업을 마쳤으며 아놀드 파머가 설계를 맡아 구체적으로 건설작업을 추진중이다. 이 골프장의 설립자들은 컴퓨터 네트워크 관련업체인 케이블트론 시스템의 이사인 크래이그 벤슨 등 각 기업체 임원및 대표들이다. 회사 일에 겨 라운드를 할 수 없고, 설령 필드에 나선다 하더라도 일에 신경이 쓰여 제대로 라운드 할 수 없는 이들은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골프장이 필요하다는데 만장일치해 구체적인 골프장 건설작업에 착수했다. 벤슨은 전장 7,200야드의 18홀짜리 골프장에 40개의 무선 컴퓨터 네트워킹 허브(NETWORKING HUBS)를 설치해 카트에 장착된 컴퓨터와 클럽하우스의 중앙컴퓨터간에 초당 11메가바이트에 달하는 초고속 통신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코스 곳곳의 잔디 상태와 오염도, 수분 함유량 등 각종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어 코스를 과학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골프장은 최첨단 시설과 함께 최고급 시설에 극히 제한적인 운영방침으로도 화제를 일으킬 전망이다. 보스톤에서 약 40마일 떨어진 이 골프장의 클럽하우스는 최고급 자재로 만들어질 예정이며 코스 옆쪽에는 헬리콥터 이착륙장도 조성된다. 회원을 250~275명으로 제한할 방침인 이 골프장은 일단 라운드에 나서면 18홀 내내 다른 골퍼들과 만나지 않도록 해 코스에 오직 한 팀만 있는 듯한 느낌을 주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그만큼 골퍼들의 출입을 철저히 제한하겠다는 것. 이 골프장의 회원권은 5만5,000달러, 연회비가 4,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 골프장의 건설계획이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골프의 본질을 흐리는 골프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골프매거진의 편집장인 스코트 크라머는 『골프는 집중력의 스포츠다. 이 골프장에서는 라운드 도중 신경쓸 일이 더 많아지는만큼 골프를 제대로 즐길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골프장은 일에 오히려 더 얽메이게 만드는 족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진영기자EAGLEK@SED.CO.KR 입력시간 2000/07/07 18:0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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