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관세 평균 36% 감축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과 관련, 농산물 평균 수입관세를 각국이 36% 감축하는 내용의 농산물 시장개방 제안서를 마련, WTO에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정부는 이 제안서에서 오는 2006년부터 6년간에 걸쳐 관세감축을 이행하되 품목별로는 최소한 15%를 줄이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농업 국내보조금 역시 총액기준으로 6년에 걸쳐 55% 줄여나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그러나 식량안보 관점에서 핵심 농산물은 예외적으로 최소 관세 감축을 15% 대신 10%로, 수출실적이 없거나 미미한 품목의 보조금 감축률도 55% 대신 20%로 완화해 적용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또한 이 같은 개방원칙은 선진국에 대해서만 적용하고, 개발도상국의 경우는 2006년부터 10년에 걸쳐 선진국의 3분의 2수준에서 관세 및 보조금을 감축하는 우대를 부여할 것을 제안했다.

우리나라가 DDA농업협상에서 관세 및 보조금 감축방식과 감축폭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서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DA농업협상은 3월말까지 세부원칙을 작성한 뒤 이를 기초로 2004년 말까지 최종 완료토록 일정이 잡혀 있다.

이 개방안에 따라 시장을 개방할 경우 2004년 양허세율 기준 62.2%인 우리나라의 농산물 평균 관세율은 2011년에는 39.8%로 내려가게 된다. 또 2004년 1조4,9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되는 농업보조금은 2011년 1조2,000억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다.

이명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DDA농업협상에서 우리와 입장이 비슷한 EU안을 기초로 구체적 관세 및 보조금 감축수치를 담은 제안서를 마련했으며 우리 농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쌀 등 민감품목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제안서는 급진적인 관세 및 보조금 감축을 요구하는 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들의 주장대로 DDA농업협상이 진행되는 것을 견제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준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