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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 변협 입장
입력2005-04-20 17:02:16
수정
2005.04.20 17:02:16
"변호사 공급과잉 가능성 입학생 선발 2~3년 연기"
변호사업계를 대표하는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천기흥)는 무엇보다 로스쿨 도입이 변호사 ‘공급과잉’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시종일관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변리사ㆍ법무사 등 ‘유사직역’ 간 이익충돌 문제까지 겹쳐 있어 로스쿨 정원 문제 등 핵심 현안에 대해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전문 법조인력 양성’을 통해 법률서비스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변호사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는 로스쿨 제도 자체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 없어 변협이 마냥 로스쿨 도입을 반대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변협이 지난 18일 발표한 로스쿨 관련 공식 입장에는 이 같은 복잡한 속내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변협은 로스쿨 입학생 선발시기와 관련 지난해 10월 사법개혁위원회(사개위)에서 잡은 2008년 보다는 2∼3년 더 지켜본 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는 2004년 로스쿨을 도입한 일본의 경우 최근 ‘실패’로 기울고 있다는 여론이 높은 만큼 일본의 실험을 2∼3년간 더 지켜보자는 논리다.
또한 로스쿨 정원에 대해 사개위에서 유력한 방안으로 논의됐던 1,200명선을 ‘마지노선’으로 못박아 이를 넘어서는 인원 배출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이 같은 의견 개진은 변협이 로스쿨 문제에 대한 그간의 수동적 반대 입장에서 탈피, 변협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 관철시킨다는 전략적 변화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특히 변협은 로스쿨 인증평가기관을 설치하고 운영실태 등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 로스쿨 운영에 있어 변협에 상당한 권한이 할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변협의 이 같은 보수적 접근 방식에 대해 일부 변호사들은 “로스쿨이 하루 빨리 도입돼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력있는 변호사가 살아 남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냉엄한 시장의 경쟁논리가 변호사업계라고 결코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취지다.
국내 한 대형 로펌의 대표변호사는 “인구가 402만명에 불과한 뉴질랜드도 로스쿨을 통해 매년 1,000명의 신규 변호사를 배출하고 있다”며 “이 중 치열한 시장 경쟁을 통해 20% 가량이 경쟁력 있는 변호사로 살아남아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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