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평가원등 6개 기관 통합 작년 출범<br>예산 절반이상 산업원천기술 개발에 투자<br>신성장동력 부품·소재산업 일류화에도 주력
| 서영주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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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초 서울 삼성동 COEX에서 열린'2010 지식경제 연구개발 성과 전시회' 에서 어린이들이'영어교사 보조로봇'과 대화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주관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사흘간 약 1만8,000명이 방문해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사진제공=KE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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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What would you like to buy(무엇을 사려고 하세요)?"
로봇:"I'd like to buy some fruits(과일을 사려고 합니다)."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COEX에서 열린 '2010 지식경제 연구개발(R&D) 성과 전시회'. 체험관에 전시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사업단의 '영어교사 보조로봇'이 사람 목소리를 알아듣고 영어로 대답하자 부스에 모인 어린이들이 환호했다. 의료용 로봇 전문 제조업체 래보가 '산업관'에서 시연한 '복강경수술용 로봇'도 이목을 끌었다. 전시장은 로봇 이외에 다양한 R&D 결과물들로 꾸며졌다.
이번 R&D 성과 전시회는 사흘간 연인원 1만8,000명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기업과 민관 연구기관, 대학 등 116곳의 참여단체가 선보인 350개 첨단기술ㆍ제품이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전시회를 주관한 곳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KEIT는 지식경제부 R&D과제 기획부터 사업자 선정 및 평가, 정산, 기술료 징수까지 기술개발 전주기에 해당하는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서영주 KEIT 원장은 "R&D 수행주체들이 묵묵히 일만 하던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국민이 R&D에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성과를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전문성·투명성 강화로 성과 극대화=오는 5월4일이면 KEIT가 출범한 지 1년이 된다. KEIT는 정부가 2008년 8월 발표한 '제2차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따라 지난해 5월4일 닻을 올렸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ITEP)ㆍ한국산업기술재단(KOTEF)ㆍ한국부품소재산업진흥원(KMAC)ㆍ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ㆍ한국디자인진흥원(KIDP)ㆍ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KNCPC) 등 지경부 산하 6개 R&D 지원기관의 평가 관련 업무가 KEIT 한 곳으로 합쳐졌다.
KEIT는 통합이 상승효과를 낼 수 있도록 여러 기관에 복잡하게 흩어져 있던 업무방식을 통합기관의 기능에 맞게 표준화했다. 아울러 기획단계에서 과제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기술성숙도(TRL)'와 '후보과제우선순위평가방법론(NEPSA)' 등 선진 평가기법을 지난해부터 도입, 운영해왔다. TRL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미 국방부 등이 대형 R&D 리스크 관리에 활용하는 지표다.
또한 정부지원 연구비 사용의 투명성과 편의성 향상을 위해 '실시간통합연구비관리 시스템(RCMS)'을 상반기 내에 구축,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서 원장은 "여러 군데로 분산돼 있던 지원창구가 일원화되면서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한정된 산업기술 관련 정부 R&D 예산이 효율적으로 집행되도록 일목요연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래 먹을 거리 될 핵심·원천기술 집중=올해 KEIT가 집행하는 정부 R&D 예산은 지경부 예산 1조7,867억원과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3,297억원을 합쳐 총 2조1,164억원이다. KEIT는 이 중 절반이 넘는(52%) 1조1,066억원을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산업소재, 바이오 의료기기, 전자정보 디바이스 등 우리나라의 미래 먹을 거리가 될 핵심·원천기술 개발을 지원해 주력 기간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신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IT 융합기술을 발굴, 지원하고 IT 융합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 조성에 나설 방침이다. 또 바이오기술(BT) 분야와 나노기술(NT) 융합 분야의 본격적인 산업화에도 대비할 계획이다.
부품·소재 산업 일류화'도 올해 KEIT가 주력할 과제다. 3월 말 지경부는 미래 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세계시장 선점 10대 소재(WPM)'와 '20대 핵심 부품·소재'를 확정, 발표했다. 2018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 관련 실무를 KEIT가 전담하게 된다.
KEIT는 또 정부의 소프트웨어(SW) 기업 육성방침에 따라 현재 'SW 수요창출 프로젝트(WBS)' 추진을 위한 기술수요 조사를 마치고 프로젝트 기획에 착수했으며 5월 말까지 사업 대상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식경제 R&D 혁신전략도 앞장서=지경부는 최근 소관 분야 R&D 지원체계를 ▦시장친화적 ▦성과 위주 ▦경쟁체제로 전면 개편한다는 내용의 '지식경제 R&D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정부가 도맡았던 것을 민간에 대폭 이양한다는 파격적인 내용이다.
KEIT는 이 같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경부가 지난해 10~12월 운영한 '지식경제R&D시스템혁신위원회'의 총괄 간사기관 역할을 한 데 이어 앞으로 지식경제 R&D 혁신전략을 구체화하는 실천계획도 수립했다.
서 원장은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R&D 지원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예산집행의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라며 "첨단기술이 나라의 운명을 가르는 시대에 우리 산업기술 현장의 숨겨진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적극 지원해 국가 기술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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