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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에서 생활로] (1) 생활이 된 스크린 혁명

벽은 터치스크린·서재는 가상현실…<br>"영화속 모습이 현실로"<br>네트워크·터치스크린 기술 결합으로 TV·PC 구분 없애<br>IT이용 모니터의 무한진화… 생활가전 가격인하 효과도


통신망 확산과 정보기술(IT) 융합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화면 하나로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즐길 수 있는‘스크린 혁명’ 이 일어나고 있다. 일본 도쿄 파나소닉센터의‘라이프월’에설치된 150인치 대형스크린을 통한 서재 및 벚꽃 사진 시연장면(처음 위부터 차례로)과 가전 할인매장인‘빅카메라’ , 싱가포르 HP 아태본부의 쿨타운 등에서 스크린이 진화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동남쪽 도쿄항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지나 국제전시장역에 내리자 일본 파나소닉센터가 나타났다. 1층 현관에 들어서자 기존 제품은 물론 앞으로 출시될 상품들도 한자리에 모아둔 전시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시장 중앙에 있는 ‘라이프월(Life Wallㆍ생활의 벽)’에 들어가봤다. 정면 한쪽 벽은 책이 가득 꽂혀 있는 서재였다. 그런데 손으로 만지니 책들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책 안에 있는 공룡을 만지니 공룡이 책 밖으로 나와 한쪽으로 움직였다. 벽이 아니라 터치스크린이고 서재는 가상현실이었던 것. 터치스크린의 크기는 무려 150인치에 달했다. 안내해주던 직원이 갑자기 같이 앉아 있던 사람에게 옆방으로 가란다. 잠시 후 그의 모습이 벽에 나타나며 ‘안녕’하고 반갑게 인사했다. 화상전화가 이뤄진 것이다. 영화 속 미래의 모습이 아니라 바로 눈앞에서 펼쳐진 생생한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이 가능한 것은 터치스크린 기술이 대용량 인터넷을 처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연결됐기 때문이다. 차세대 네트워크인 NGN(Next Generation Network)과 터치스크린 기술의 결합이 영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장면을 현실로 끌어냈다. NGN이란 일본 최대 통신업체인 NTT가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차세대 네트워크 서비스로 최대 초당 1GB의 속도를 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보다 10배나 빠른 속도다. 네트워크의 발전은 TV와 PC의 구분도 없앴다. 파나소닉에서 나와 약 20분가량 지하철을 타고 찾아간 곳은 긴자(銀座)에 있는 소니센터였다. 때마침 이곳에서는 ‘시간은 디자인이다(Time is Design)’라는 기획전시가 이뤄지고 있었다. 여기서 눈길을 끈 것은 TV를 마치 컴퓨터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브라비아(BRAVIA)’ W5시리즈. 최근 선보였다는 이 제품은 인터넷과 연결돼 프로그램 전송 서비스를 통해 직접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었다. TV 속에서 PC의 기능 중 하나인 전자결제가 이뤄지는 것이다. 또 모니터에 TV 튜너를 내장해 노트북 컴퓨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TV방송을 볼 수 있는 제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TV가 PC 속으로, PC가 TV 속으로 들어가면서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오바나 신지(尾花愼二) 매니저는 “앞으로 홈허브(Home-Hub)를 놓고 TV와 PC가 양립해나갈 것”이라며 “변하지 않는 것은 그 중심에 모니터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을 이용한 모니터의 무한진화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일본에서 비행기로 6시간을 날아가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뒤 다시 자동차로 30분 정도 남서쪽으로 달려 퀸스로드 거리에 있는 HP 아시아태평양본부를 찾았다. 우리나라에도 어느 정도 알려진 HP의 쿨타운을 보기 위해서였다. 쿨타운은 HP가 미래형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일종의 ‘미래체험관’. 이곳 책임자인 데스 이 디렉터가 테이블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스위치를 켜니 테이블이 어느새 터치스크린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 위에서 손가락으로 음악과 동영상ㆍ사진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크기를 조절하기까지 했다. 카메라 광학을 이용한 ‘미스토(Misto)’라는 기술로 터치스크린 하나에서 음악과 동영상ㆍ사진 편집 등 두 가지 이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멀티터치’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는 “뉴질랜드 ‘넥스트 윈도’에서 이미 7년 전 개발한 것으로 HP에서 2년 전부터 상업화하기 시작했다”며 “올해는 그 크기를 24.5인치 모니터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네트워크와 생활가전의 만남은 가격인하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국과 마찬가지로 오는 2012년 아날로그 방송이 막을 내리고 디지털 방송 시대가 개막하면서 통신과 가전의 결합상품도 등장했다. 일본 도쿄 히비야(日比谷)의 전자양판점인 ‘빅카메라’에 가면 40인치가 넘는 대형 LCD TV 가격이 대부분 5만엔 미만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같은 제품 가격이 보통 100만원을 훨씬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가량 싼 값이었다. 소비자들은 이렇게 싼 값에 TV를 사는 대신 인터넷에 3년 이상 가입해야 한다. 물론 통신업체에서 보조금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양판점에서 TV업체들과 협상해 가격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는 게 이곳 점원의 설명이었다. 고바야시라는 종업원은 “대부분 통신업체들이 지원금(보조금)을 주기 때문에 TV를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판매액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IT와 인터넷의 발전이 결국 불황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다시 발돋움하는 모습을 이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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