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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 연구' 산업화 결실맺는다
입력1998-11-16 00:00:00
수정
1998.11.16 00:00:00
「이제는 초전도산업이다」고온 초전도체를 주축으로 한 초전도기술이 80년대 중반 발표됐을 당시 세계 과학계는 흥분했다. 그 뒤 10여년간 세계 각국은 고온 초전도기술 개발에 앞다퉈 나섰다. 초전도기술이 지닌 엄청난 잠재력 때문이었다. 그 결과 초전도기술이 상당히 축적되면서 초전도연구의 방향이 크게 바뀌고 있다.
「초전도시장」을 새로 창출하기 위한 초전도기술의 「산업화」가 그것이다.
초전도산업은 오는 2010년 600억~900억달러, 2020년 2,000억~2,440억달러라는 막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측대로라면 초전도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20세기 반도체가 누렸던 영광을 21세기에는 초전도가 물려받을 것으로 기대될 정도다.
과학기술부도 이같은 흐름에 맞춰 초전도연구의 전략을 앞으로는 산업화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수정키로 했다. 지난 87년부터 97년까지 10년간 고온 초전도기술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작업을 벌여온 만큼 앞으로는 「결실」을 거두겠다는 방향 전환이다.
과기부는 이를 위해 오는 2006년까지 총 249억원을 초전도기술의 응용연구에 집중시키기로 했다. 전력 케이블용 고온 초전도 선재, 고온 초전도 양자간섭장치(SQUID), 고온 초전도 마이크로파 필터, 고온 초전도 디지털 소자 등 구체적인 목표 즉, 「제품」을 전제로 한 연구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초전도란 절대온도 0도(0K), 즉 영하 273 ℃ 근처에서 발생하는 대표적 물리현상으로 저항없이 전류를 흘릴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초전도체에는 저온 초전도체와 고온 초전도체가 있다. 저온 초전도체는 절대온도가 4K(-269℃)인 액체 헬륨으로 냉각해야만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금속계 물질이 대부분.
반면 고온 초전도체는 저온 초전도체보다 훨씬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현상을 보이는 물질을 말한다. 절대온도 77K(-196℃)인 액체 질소로 냉각해도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산화물계가 여기에 속한다. 최근에는 133K(-140℃)에서도 초전도현상이 일어나는 고온 초전도체를 합성해 내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고온 초전도체는 저온 초전도체보다 경제성이 5,000배나 높다. 값싼 액체 질소를 냉매로 쓰기 때문이다. 초전도 과학자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의 생활온도, 즉 상온(常溫)에서 초전도 특성을 띠는 물질을 발견하는 것. 그러나 이는 아직 가능성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초전도체는 저항에 의한 전류 손실이 없기 때문에 고온 초전도체를 이용해 전선을 만들면 송전에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기존 전선 굵기의 1,000분의1 이하로도 더 큰 송전 용량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온 초전도 전선은 가늘고 길게 뽑아내면서도 부스러지지 않게 만드는 게 관건.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기계연구원이 100㎙급의 선재 개발에 이미 성공했다.
초전도체 사이에 얇은 절연막을 끼우고 전류를 흘리면 초전류가 이를 관통한다. 이를「조셉슨 효과」라고 한다. 조셉슨 효과를 응용하면 다른 물질로는 만들 수 없는 고감도 자기센서 개발이 가능하다. 지구 자기장의 10억분의 1 이하인 아주 미세한 인체 자기까기 측정할 수 있다. 뇌나 심장연구에 사용되는 SQUID 역시 이를 활용한 것.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고온 초전도체를 이용한 7채널의 SQUID를 개발한데 이어, 최근 16채널용 개발에 나섰다.
고온 초전도체는 이동통신용 기지국에서 쓰는 고성능 마이크로파 필터로도 사용된다. 이는 주파수를 정확하게 걸러주는 기능이 있어서 기존 기지국 수를 20~3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학기술계는 초전도체 소자로 컴퓨터를 만들면 반도체 소자보다 연산 속도가 최고 100배나 빠른 컴퓨터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기차를 레일 위로 10㎝까지 띄워 시속 500㎞ 이상으로 달릴 수 있게 하는 초전도 자기부상열차의 개발도 멀지 않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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