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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증시 대폭락… 지구촌경제 먹구름
입력2002-09-04 00:00:00
수정
2002.09.04 00:00:00
▣ 美 '9월 위기설' 나돌아
9ㆍ11테러 발생 1주년을 맞아 뉴욕증시가 테러 후유증으로 무겁게 내려앉고 있다.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조짐을 보이는데다 기업 수익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과 일본 등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축마저 흔들리면서 세계 경제가 동시에 침체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월가에서는 9월에 역사적으로 약세장이 형성됐으며, 벌써부터 9월 위기설이 돌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올해 ▲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 ▲ 테러 1주년에 대한 후유증이 가세하면서 이번 달에 큰 폭의 하락장세를 예상하며, 심각할 경우 지난 7월의 저점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9월 첫개장일인 3일 광의의 블루칩 지수인 S&P 500 지수의 경우 4.2% 폭락했는데, 이는 테러 직후 첫 개장일인 지난해 9월 17일(4.9) 이후 최대폭이다.
올들어 지난 7월 위험수위에까지 치달았던 뉴욕증시가 9월 들어 다시 불안하게 움직이는데는 몇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테러 후유증이다. 경제뉴스채널인 CNBC 방송은 9월 들어 1년전 테러에 대한 공포가 투자자들의 마음에 도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테러 1주년인 오는 11일까지 뉴욕증시가 불안한 심리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둘째,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 마이너스 성장 또는 1% 이하의 저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지수는 전달과 같은 50.5로 월가의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
셋째, 여름철 휴가를 끝낸 애널리스트들이 현실에 접하면서 다양한 방면에서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하고 있다. 3일에는 프루덴셜 증권이 시티그룹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으며, UBS 워벅은 제너럴 모터스(GM)과 포드자동차의 투자등급을 떨어뜨렸다.
리먼브러더스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대니얼 나일스는 PC 경기 부진을 예상, 인텔의 수익전망을 하향조정했고, 석유회사들의 투자등급도 떨어졌다.
낙관론자들은 뉴욕 증시가 지난 7월로 저점을 형성했기 때문에 다소 하락장이 형성되더라도 7월 저점을 테스트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 경영분석기관인 톰슨 파이낸셜은 블루칩 500대 기업(S&P 기업)의 수익은 지난 2ㆍ4분기를 계기로 하락세를 마무리하고, 3ㆍ4분기엔 전년동기대비 11.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 日 경제회생 찬물 우려
도쿄 증시의 가파른 침체가 일본경제 회생을 향한 길목을 틀어막고 있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 전반의 더블딥(W자형 침체)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3일 폭락했던 닛케이지수는 4일에도 9,000엔 선이 무너지는 급락세를 보이며 지난 83년 이래 최저 기록을 또다시 갱신, 기업들의 반기 결산을 코앞에 둔 일본에 금융불안이 재연될 조짐을 내비쳤다.
물론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도는 등 금융위기설이 만연했던 지난 3월 당시보다는 지표상 사정이 다소 좋아보이는 것이 사실. 하지만 19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폭락한 주가가 장래 일본 경제의 예고편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일본 경제는 회생의 실마리로부터 점차 멀어지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경고하고 있다.
폭락 장세 속에 반기결산이 마감되는 9월이 시작되자, 가장 긴장하는 것은 금융계. 기업과의 상호 지분보유로 인해 주가 폭락은 곧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을 크게 악화시키고, 이는 부실채권 증대와 더불어 금융시스템 전반의 불안을 야기하기 때문.
다이와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3일 현재 일본의 11개 대형 시중은행이 입은 주식평가손은 무려 4조엔을 웃돈 것으로 집계돼,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은행 건전성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가뜩이나 구조개혁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고이즈미 정권도 또 한차례의 큰 시련을 맞게 됐다. 내년 4월 시행 예정인 예금전액보장제도 폐지를 앞두고 금융 시스템이 위협을 받자, 벌써부터 제도 폐지 시기를 아예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구조개혁의 역풍이 거세지고 있는 것.
또 기업 도산과 금융 불안이 가중될 경우 경기회복을 위한 공적자금 투입의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국채발행 30조엔'이라는 고이즈미 재정개혁의 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나아가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닛케이 폭락이 전세계 증시에 불안심리를 증폭시키고 미국 뿐 아니라 세계 전반에 걸쳐 더블딥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경제 전반에 주가 폭락의 파장이 예상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묘수를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재무성 관계자 말을 인용, 정부가 증시부양을 위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이미 다 써버렸다고 말했다.
또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이 경제 펀더멘털을 내세워 "주가가 계속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등 당국이 펼치는 막연한 낙관론이 시장 불안 심리를 오히려 부추기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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