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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전방위 사업 시대] 2. 생활은 食의 연장

먹는 사업만큼 업계 전반에 걸쳐 사업 다각화가 활발하게 진전되고 있는 업종도 보기 드물다. 식품 제조업체는 하나같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새로운 먹거리 시장에 진출하고 나아가 일부 업체는 단순히 먹는 데서 즐기며 살아가는 `생활` 전반으로 운신의 폭을 과감하게 넓혀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웬만한 회사치고 앞으로의 경영 비전에 `종합` 이라는 단어가 빠지는 법이 없다. 종합식품회사, 또는 한 발 나아가 종합엔터테인먼트그룹. 종합식품회사라면 앞으로 먹거리에 관한 한 어떤 분야로도 진출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돈 되는 곳을 찾아 뻗어 나가는 식품업체들의 촉수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오리온하면 초코파이를 떠올릴 정도로, 오리온그룹은 제과사업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오리온그룹을 몇백원 짜리 과자만으로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레스토랑부터 영화관, 각종 공연사업, 심지어 복권에 이르기까지, 이 회사가 지향하는 것은 생활 속의 온갖 `낙(樂)`을 추구하는 종합엔터테인먼트그룹이다. 설탕과 밀가루로 출발한 CJ 역시 엔터테인먼트 사업 강화와 함께, 식품분야에서도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인식해 기능성 건강식품 사업을 늘리고,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식자재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식품이나 베이커리 사업, 외식사업 등으로 부쩍 힘을 쏟고 있다. 건강이나 외식이나 모두 `食`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 신라면과 새우깡 왕국인 농심은 앞으로 라면 및 스낵 사업의 비중을 향후 수 년 이내에70%까지 줄여나갈 계획이다. 근래 생수나 녹차, 즉석밥 등 다소 낯선 사업으로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 이래 현재 농심의 사업 비중은 라면과 스낵이 각각 70%와 20%, 기타 사업이 10%를 차지하는 선으로 조정된 상태. 하지만 앞으로 이 추세에 한층 박차를 가해 3~4년 후에는 라면사업의 비중을 50%까지 끌어내리는 한편, 그 빈 자리는 음료와 즉석밥, 수입식품 판매 등 신규 사업으로 메울 방침이라고 농심 관계자는 설명했다. 삼립식품은 지난해 말 건강사업부를 출범시키고 생식을 비롯한 기능성 식품으로 발을 뻗은데 이어, 이달부터 지하철 역사 내에서 빵이나 음료, 김밥 등 간단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테이크아웃 키오스크를 내놓고 내달에는 우동전문점으로 외식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일제히 과감한 변신에 나선 것은 시장 여건의 변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먹을 것이 귀했던 아득한 옛 시절까지 되돌아가지 않더라도, 지난 90년대 후반 이래 식품업계를 둘러싼 환경은 무서운 속도로 변해오고 있다. 우선 음식과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지식이 전문가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건강 관련 식품에 대한 수요를 무시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봇물처럼 쏟아져 들어온 수입 식품과 세련된 맛을 들고 온 외국계 외식업체 덕분에 싼 게 비지떡이라는 식으로 질보다 양을 내세워선 이미 선진화된 소비자들의 입맛을 채우기 힘들어졌다. 무엇보다 이제 기존에 벌여 온 식품사업 만으로는 고성장기를 거쳐 포화 단계에 접어든 내수 시장에서 더 이상의 성장을 일구기 힘들어졌다. 경영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식품업체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새로운 관련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CJ리서치센터의 장재혁 수석연구원은 “식품이라는 분야가 포화 상태에 달한데다, 글로벌화 과정에서 여러 식품을 접하게 된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춰 기업들도 다양한 사업을 벌여야 한다”며 “기존 사업분야 내에서 변화를 시도해도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다각화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업체들은 막다른 벽에 다다른 내수 시장에서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나섰다. 최근 미국내 3번째 두부공장을 준공해 본격적인 해외 두부사업의 발판한 풀무원이나 햇반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CJ, 신라면을 대표적인 수출 식품으로 가꾼 농심 등이 모두 내수 시장 성장의 한계를 인식하고 주력사업 육성의 새로운 무대로 해외에 눈길을 돌린 경우. 내수 시장에서 부딪친 한계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 식품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킬 가능성도 기대해봄직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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