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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잠못이루는 고어

[월가 리포트] 잠못이루는 고어오는 11월의 대통령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여론조사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가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를 조금씩 앞서는 것으로 나와 클린턴 행정부를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 밑에서 8년 동안이나 부통령직을 수행해온 앨 고어로서는 10년째 장기호황을 누리는 미국 경제의 활황을 이끌어낸 주역중 하나라는 점을 부각시키면 당선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계산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주지사의 아버지 조지 H. W. 부시 전대통령이 로널드 레이건밑에서 부통령직을 수행하다가 88년 무난하게 당선되었던 것처럼. 하지만 최근 미국 정계상황은 가뜩이나 여론조사에서 뒤져있는 앨 고어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대표적인 두가지 사례가 96년 대선당시 앨 고어의 정치자금법 위반여부와 랄프 네이더 녹색당 후보의 출마다. 정치자금문제는 지난주 미 법무부내 로버트 콘래드 검사가 법무부장관에게 앨 고어의 위증 여부를 가리기 위한 독립검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건의하면서 더욱 확대됐다. 수년간 끌어온 정치자금문제가 새삼스럽게 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 수면위로 급부상한 것이다. 27일 열린 미 상원 청문회에서 민주당의원들은 통상적인 선거운동과정에서 일어난 사소한 문제일뿐더러 위법적인 일도 아닌데도 정치자금법 위반, 위증 등으로 몰아가는 것은 법을 대선에 악용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당연히 공화당 의원들은 독립검사를 임명하라고 재닛 르노 법무장관을 몰아부쳤다. 사실 96년 대선의 정치자금문제가 커지고 있는 것은 공화당측의 전략이 성공한 결과라는게 미국 정가의 분석이다. 대선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대선후보인 현직 부통령을 위증혐의로 조사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행정부내에서 나오는 묘한 현상이 나타난 것도 공화당측의 집요한 작전때문이라는 것이다. 랄프 네이더 녹색당 후보의 출마는 상당부분 앨 고어의 표를 잠식할 것이란 점에서 민주당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일요일 녹색당 후보로 선출된 네이더는 소비자운동의 대부격인 인물. 그의 출마가 관심을 끄는 것은 일부 주에서 그의 출현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장 표가 많은 곳인 캘리포니아의 경우 부시와 고어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네이더가 10%정도 득표를 할 것이란 여론조사가 나왔다. 문제는 네이더의 표가 99% 앨 고어의 표와 겹친다는 점이다. 네이더는 또 팀스터 등 미 노조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노조관계자들도 공식적으로는 앨 고어를 지지했지만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 문제 등으로 고어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있어 네이더의 출현을 반기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더는 자신의 출마가 고어에게 큰 부담을 안겨줄 것이란 비난을 오히려 즐기면서 고어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꼬고 있다. 이래저래 네이더가 고어의 표를 깎아먹거나 최소한 고어를 크게 괴롭힐 것으로 보여 일각에선 네이더를 「부시의 비밀병기」라고까지 부르고 있다. 대선직전에 법무부에서 여당의 후보, 현직 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고 나서는 상황은 한국에선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미국의 복잡한 정치역학관계, 절대권력을 허용치않는 견제와 균형의 정치구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쪽의 표를 깎아먹을 미니후보의 출현은 어디서 많이 본듯한 상황이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입력시간 2000/06/28 16:5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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