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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시간끌며 피를 더보자”

미영 연합군이 개전 2주일여 만에 심장부 바그다드 코밑까지 진격했다. 연합군은 바그다드 남부에서 정예 공화국수비대에 심각한 타격을 가해 이들은 더 이상 전투능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연합군은 사담국제 공항까지 장악하고서도 시내 진입 시점을 놓고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이라크의 모든 전략이 바그다드 전투에 집중돼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바그다드를 최후의 방어선으로 정한 이라크의 전략은 `더 많은 피`와 `더 많은 시간`으로 요약된다. 이라크는 1991년 걸프전 이후 미 지상군을 상정한 새로운 전략을 마련했다. 전쟁 초기 취약한 보급선을 노려 움 카스르, 바스라, 나시리야, 나자프 등 주요 거점에 병력을 배치한 것도 그 같은 전략의 하나다. 이들은 연합군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는 대신 조금씩 물러서며 도시 안에서 기습 매복 및 소규모 시가전을 펼쳤다. 이 때문에 연합군의 조급한 바그다드 진격이 실수가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되기도 했다. 민간인 위장 공격, 인간방패를 이용한 공격 등 전술의 상당 부분은 93년 소말리아 전투에서 배운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지도부는 바그다드 시가전을 고대하는 듯한 발언을 여러 차례 쏟아냈다. “적들이 바그다드에 들어와야 한다. 바그다드는 그들의 무덤이 될 것이다”(술탄 아셈 아흐마드 국방장관), “바그다드에 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될 것이다”(타리크 아지즈 부총리)”는 등의 경고는, 심리전임을 감안한다 해도 이라크가 바그다드 전투를 위해 상당한 준비를 했음을 시사한다. 격렬한 시가전을 통해 이라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다. 시가전의 장기화로 양측의 사상자, 특히 민간인의 희생이 늘어나면 국제사회의 반전 여론이 고조돼 휴전 내지는 연합군의 철군을 이끌어 내는 것이 이들의 바람이다. 아흐마드 국방장관은 1일 기자회견에서 이라크는 게릴라전 등을 통해 전쟁을 8월까지 끌고 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바그다드 외곽을 지키던 공화국수비대가 의도적으로 퇴각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가전의 특성상 병력의 크기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연합군 주장대로 공화국수비대가 이미 무너졌다고 해도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 또한 바그다드 내에는 공화국수비대를 제외하고도 후세인 친위대 성격의 특수공화국수비대(SRGㆍ1만5,000명)와 정권 보안부대인 특수보안기구(SSOㆍ6000~8,000명), 비정규군인 사담 페다인 등이 시내 곳곳에 포진해 있다. 화력이나 공격능력은 뒤질지 몰라도 시가전을 펼치기에는 충분한 병력이다. 인구 500만명의 대도시 바그다드는 연합군이 남부에서 곤욕을 치렀던 바스라보다 훨씬 벅찬 상대라는 점도 미군측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라크는 바그다드에서 여의치 않을 경우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고향인 북서부의 티크리트에서 마지막 결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BBC 방송은 “그러나 후세인(대통령)은 끝내 패배에 직면할 경우 항복이나 도주보다는 영웅적인 최후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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